
비가 내리는 여름 어느 날 새벽, 청성 맞게 우산을 들고 산책을 나섰다.
매일 하는 산책이지만 이렇게 날씨가 굿은 날은 늙음에서 오는지 몸이 더 무거운 것은 피할 수 없는 모양이다. 날이 채 밝기 전 시작한 산책이 시간이 지나면서 부였게 어둠이 거치며 내 시야가 점점 넓어진다. 간간이 내리는 이슬비를 피하여 우산을 피었다 접었다를 반복하면서 無念에 빠진 체 걷다 보니 문득 눈앞에 커다란 건물들이 들어온다.
'참 오래도 살았나 보다'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 오른다. 내가 어린 시절 시골에서 2층집만 봐도 신기하다고 했는데 지금 내 눈앞에는 60 층의 고층 아파트와 40 층이 넘는 아파트가 줄비하니 오래 살은 것은 사실인 모양이다.
원래 나는 운장산 자락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2학년 때 금산읍으로 이사를 왔다. 그러다 보니 2층 집을 구경한 것은 초등학교 때 금산읍에 있는 극장이 유일한 것이었다. 그러다 금산읍에 판잣집 같은 2층집이 극장 옆에 나타 낫는데 어린 나에게 그 2층집이 있는 곳은 굉장히 번화한 거리로 머릿속에 남아 있다.
그런 나에게 1960년으로 기억된다. 중학교 2 학년 때 소풍을 속리산 법주사로 간 적이 있다. 시골에서 처음으로 버스를 타고 장거리 소풍을 나선 것이다. 아마 선생님들이 열심이었던 모양이다. 새벽밥을 먹고 06시에 학교에서 출발한 버스는 비포장 도로를 따라 대전을 거처 옥천을 지나 법주사를 가는 길이다. 얼마를 달리다 보면 같이 가는 버스 중에 타이어가 펑크가 나면 빵구난 타이어를 교체할 때까지 모든 차가 도로에 정차하여 타이어를 갈아 끼면 가는 머나먼 여행길이었다. 아마 우리 차도 한 번쯤은 쉬어서 타이어를 갈아 끼우고 간 것으로 기역 된다.
허긴 속리산을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말티재를 넘을 때는 모든 학생이 차에서 내려 걸어서 재를 오르고 버스는 빈차로 꾸불꾸불한 도로를 올라오는데 샛길을 따라 걸어 올라오는 학생들이 버스보다 고개를 먼저 오르고 먼저 내려오니 말티재 고개가 얼마나 꾸불꾸불 한지 짐작도 가지만 버스가 얼마나 시원찬은지 알 것도 같다.
중학교 2학년인 나는 법주사에서 난생처음으로 5층집을 본 것이다. 다실은 5 층집이 아니라 5층 목탑인데 그것을 안 것은 어른이 된 뒤에 알았고 그때는 분명 5 층 집으로 본 것이다. 바로 법주사의 팔상전을 본 것이다. 팔상전이 목탑이란 것을 깨달은 것은 대학시절 국사 공부를 하면서 깨달은 것이고 밖에서 볼 때 5층으로 되어 있으니 5층집이라고 할 수밖에---
그러다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세계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 미국 뉴욕에 있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102 층이라 하여 깜짝 놀라지 않았던가? 그러다 우리나라 여의도에 6.3 빌딩이 나타나 신기하여 전 가족을 데리고 여행을 간 것이 1980년대인데 이제는 세계 곳곳에 100층이 넘는 건물들이 즐비하단다. 허긴 우리나라에도 서울 여의도에 있는 롯데 타워나 부산의 롯데 타워도 100 층이 넘는 건물들이 드러 서고 있다는 것을 촌놈인 내가 안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1960년대 후반 서울역 앞에 4~5층 건물을 부수고 대우 타워가 들어서고 남산 및에 높은 호텔들이 들어설 때 신기하다 하였는데 어느 날인가 서울 시청에서 광화문 쪽으로 고층 빌딩들이 들어서 건물의 위를 처더보면 고개가 아픈 도시로 변하고 있었던 것을 모르고 살고 있었다. 그저 60년대 종로 2가 뒷골목의 값싸면서도 맛있는 음식점이나 남산 골목길 포장마차 집들이 이제는 하늘 높이 고공 빌딩으로 변하였는데 내 삶에 바빠 까마득하게 잃고 살았던 모양이다.
허긴 내가 사는 천안에도 60층의 아파트가 들어온 지가 언제며 새로 짓는 아파트는 40층이 다수이니 그저 하늘높이 오르면 되는 세상인 모양이다. 이런 세상에 나는 아직도 60년대 단층 초가집 같은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는 것이 안일런지 모르겠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 어느 건물인가 찾아보니 두바이의 할리파가 829.8m로 제일 높으며 두 번째는 중국의 상하이 타워가 121층으로 높단다. 내 마음속에는 6.3 빌딩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남아 있고 세계에서 제일 높은 건물은 맨해튼의 엠파이어 빌딩으로만 남아 있는데 어느 날 도하에서 비행기를 타고 상공을 나르다 보니 수정같이 뾰족 뾰족한 건물들이 즐비한 모습이 보여 어느 나라인가 알아보니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란다. 아마 내 눈에 들어온 건물들이 세계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었던 모양이다.
1990년 대 초 말레이시아 쿠알륨프 여행 중에 쌍둥이 빌딩이 제일 높은 줄 알았는데 상해에 가니 상하이 타워가 121 층으로 더 높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뉴스에 평양에도 100층이 넘는 건물이 있다고 하여 미친놈들 했더니 우리나라에도 그 보다 더 높은 100층이 넘는 건물이 들어선다고 하더니 그것도 하나가 안이고 두 개씩이나 들어섰던 것이다.
땅 넓은 줄 모르고 하늘로만 치솟는 세상에 내 마음은 1층 바닥만 기는 생각을 가지고 있나 보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 내가 사는 집도 16층에서 3 층으로 내려와 살고 있다. 머릿속에는 꿈만 같던 1층 초가집만 가득한 세상으로 돌아가고 픈 생각이 가득한데 실천할 수 있을 런지 마음으로 그려 본다.
2017.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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