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멀어지는 인간 관계 2.

日陵 2026. 2. 14. 08:16

 

 

자 나는 그만 이야기하고 아마 샛별이 어머니가 한이 많을 것 같은데 한 번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보시지.”

그래요, 제가 알기로도 샛별이네 집은 친척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하며 꽃님이 어머니가 나선다.

그럼 그럴까요.” 하며 샛별이 어머니가 앞에 있는 음료수를 한 모금 마시며 지난날을 회상하듯 지그시 눈을 감고 생각하더니 이야기가 술술 풀려 나온다.

 

내 운명이 기구했던 모양 이 야요.

농부 집에 7남매 큰딸로 태어나서 7남매 나 되는 큰아들한테 시집을 왔으니 쉬운 팔자는 아닌 모양이지요.”

양쪽 집이 다 7남매라 정말 대단하네요.”

나는 어릴 때 아버지가 큰아들이고 어머니가 6남매 중 고명딸이면서 제일 위 손이라 양가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로부터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자라 버릇이 없었죠,

거기다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삼촌과 고모 그리고 외삼촌 밑에서 자라다 보니, 고집이 세고 욕심이 많았던 모양 이 야요.

 

우리 또래들이 결혼할 때 나이가 남자는 20대 중 후반에 하고 여자는 20대 초반에 대부분 했었잖아요.

나도 20대 초반이 되자 사방에서 중매가 들어왔는데 무슨 고집인지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보고 나면 모두 거절을 했지 뭡니까?”

샛별이 어머니는 얼굴이 예뻐서 중매가 많이 들어왔을 거야.” 하고 이사장이 거든다.

그러자 봉우 어머니가

중매를 거절한 이유라도 있었나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 잘난 채 한 것이겠지.

그때 무슨 생각에 내 결혼 상대는 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한테는 절대로 시집을 안 간다고 고집을 부렸지 뭡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웃기는 일이지만.

그때만 해도 대학 나온 사람이 어디 흔했습니까?

나는 겨우 고등학교를 나온 데 다 농부 집 딸로 돈이 많은 부자도 아니고 번번한 직업도 없는 사람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삼촌과 고모를 믿고 어린양만 떨면서 살다 보니 헛욕심이 생겼던 모양이지요.

 

어쩌다 대학 나온 사람이 중매가 들어와서 선을 보고 나면 이번에는 반대로 내가 거절당했지요.

아마 학교는 고등학교만 나왔고 부모가 농사를 짓는다고 하니까 거절했던 모양인데 그때는 그것을 잘 몰랐지요.”

그래도 성공한 모양이네요?

샛별이 아빠가 중등학교 선생님인 걸 보면 대학을 나온 것은 확실한데.” 하고 하늘이 어머니가 거든다.

 

내 나이가 27살 때 어느 날 별로 친하지도 않은 나이차가 많이 나는 사주쟁이 부인인 친구가 낮에 갑자기 우리 집을 찾아와 지금 당장 선을 보러 가자고 조르잖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갑자기 무슨 맞선이냐고거절하자 지금 법대 3학년에 다니는 대학생인데 집이 부자라 무슨 사업을 한다고 자기 남편과 상의하고 있으며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겼으니 결혼을 하고 아니하고는 한번 만나본 다음에 결정하라고 조르잖아요.

그래서 속으로 어떤 미친놈의 학생이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결혼을 하려고 하나 호기심이 생겨 화장도 하지 않은 채 옷도 평소 입던 그대로 따라갔지 뭐예요.”

 

마음에 쏙 들었던 모양이네요?” 하고 센터장이 웃으며 말한다.

가서 보니 키가 헌칠하고 목소리가 굴 구름 하니 남자다웠으며 싫지는 않은 인상을 받았지 뭡니까?

그래서 집에 와 어머니께 이야기했더니 결혼이 늦어지는 딸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잘되었다고 생각했나, 혹시 가짜 대학생이 아닌가? 확인한다며 그다음 날 그 사람의 하숙집을 찾아갔다 왔잖아요.

가서 보니 정말로 법대생이며 학교 도서실로 공부하러 갔다는 사람을 옆방에서 같이 공부하고 있는 그의 친구를 시켜 불러와 만나 봤다며 착해 보이고 귀티 나는 대학생이라며 시집을 가라고 성화를 대잖아요.

이렇게 해서 서로 만난 지 15일 만에 약혼하고 약혼 후 30일 만에 결혼했지요.”

 

그렇게 빨리?”

어머니도 서둘렀지만, 그도 서둘었지요.

결혼 문제로 공부하는데 방해받지 않고 싶다며 서들지 뭡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귀신에게 홀렸나 봅니다.

시댁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고 학생인 당사자만 보고 결혼을 서둘었으니 27살이란 나이를 헛먹었고 우리 어머니도 왜 그 사람한테 넘어갔나 모르겠어요.” 하자

 

이사장이

샛별이 아빠가 원래 미남이잖아, 나도 보니 멋지고 인자하며 신사답게 보이던데.”

그려요.

샛별이 아빠 정도면 어떤 여자라도 호감을 느낄 만하지요.” 하면서 샛별이 아빠를 본 사람들이 껄껄대며 한 마디씩 한다.

 

그다음 이야기 좀 해 봐요?”

그야 뻔하잖아,

학생한테 결혼 한 사람이 행복하면 얼마나 행복했겠어.

처음에 결혼식을 올리고 시댁을 찾아 가 보니 기가 찾지,”

왜 부잣집이 아니었나요?”

논산읍에 산다고 했는데 시내에서도 한참 떨어진 변두리로 정류장에서 2km나 떨어진 시골 마을이었지요.

버스서 내려 불도 없는 신작로로 둘이 걸어가는데 혹시 내가 도깨비한테 홀린 것이 안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

 

나중에 안 일이지만 애 아빠 이야기가 시골의 가난한 집에서 7남매 맏이인데 어머니가 갑자기 몸이 안 좋아 죽는다고 하여 깜짝 놀라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자기는 결혼도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결혼을 서두르게 되었다지 뭡니까?”


시댁에 대해서는 사전에 아무것도 알아보지 않았던 모양이지요?”

시집을 가라고 귀신에 쉬었나 보지 뭐.”

신랑이 얼마나 좋았으면 그랬을까?”

 

여하튼 이렇게 시작된 결혼 생활이 가난 속에 살면서도 나름대로 살림을 키워나갔지.

남편이 4학년 때 첫 딸을 낳고 졸업하면서 준비하던 시험에 떨어지자 가정 걱정이 되었는지 지금까지 준비하던 시험을 포기하고 쉽게 합격할 수 있는 교원 채용 고시를 준비하더라고요.

그런데,

객지에 가서 살라는 팔자인지 전라북도와 충청남도에서는 애 아빠의 과목을 뽑지 않아 강원도에 가서 시험을 봐 합격하여 교직에 들어갔지요.”

그러자 꽃님이 어머니가 궁금하다는 듯

그럼 강원도에서 교직을 시작했네요?”

예 첫 직장을 강원도에서 시작했지요.” 하자

강원도 어디에서 얼마나 살다 왔나요?”

속초에서 근 10여년을 살고 이쪽으로 넘어왔지요.

그때 강원도에 살면서 둘째와 셋째를 낳고 비록 돈은 없어 피난민 집에서 살았지만, 걱정 없이 살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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