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
내가 지금 무슨 이야기만 하는 거야, 아이 이야기를 한다면서 서두가 너무 길어 젖네.” 하자
“그 이야기가 더 재미있는데요.
계속 들려주세요.” 하며 천호 어머니가 더 듣기를 원한다.
그러자 샛별이 어머니는 이야기를 계속한다.
“강원도 속초라는 곳에 아이를 셋이나 두고 살다 보니 친정이나 시댁에 자주 갈 수 있는 상황이 못 되었답니다.
그때는 지금과 같이 명절을 3일씩 쉴 때도 아니고 달랑 하루 쉬었잖아요.
그러다 보니 시댁이나 친정은 여름 방학과 겨울 방학 때 잠깐 다녀왔지요.
동생들 결혼식에도 둘이 같이 다니지 못하고 나 혼자 아이 셋을 데리고 직접 가는 차가 없어 처음에는 속초에서 강릉, 강릉에서 서울, 서울에서 대전, 대전에서 논산까지 버스를 타고 빙빙 돌다 보면 하루해가 꼬박 걸렸지요.
그러다 보니 애 아빠는 위에 있는 동생들 결혼식에는 한 번도 참석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랍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와서 살게 되었나요?”
“큰아들이다 보니 늘 부모님이 계신 가까운 곳에 살겠다고 처음에는 자기가 나온 대학이 있는 전라북도로 가려고 하더니 무슨 생각이 들었나 고향인 충청남도로 바꾸어 교사 도간교류로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이지요.”
“본인은 물론 부모님들이 무척이나 좋아했겠어요?”
“꿈만 같았지요.
그리고 명절이나 부모님들 생신이면 꼭 시댁에 들리기도 했고, 여름 방학 때면 꼭 시댁 식구나 친정 식구들과 물놀이도 가고 한동안 재미있게 살았답니다.
그런데 아들이 없는 게 문제였지요.
처음에는 바로 손아래에 있는 둘째 아들이 결혼을 늦게 하여 몰랐는데 둘째와 셋째 아들이 결혼하자 아들만 낳잖아요.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내 딸들은 할아버지나 할머니로부터 관심 밖으로 밀려나게 되었지요.
지금도 셋째 딸은 자기는 한 번도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본 적이 없다고 불만을 하니까? 알만하잖아요.
그러다 막내딸과 12년 차이가 나는 우리 샛별이가 태어났잖아요.”
“그렇게 늦게?”
“한동안 아이가 안 생기더니 40 중반이 다 되어 아이가 생긴 것이지요.
그러자 애 아빠가 창피하다고 하는데 아까 이야기 한 대로 대학병원에 가서 태아 검사를 해 본 결과 아들이라고 하잖아요.”
“얼마나 좋았을까?”
“그동안 아들이 없어 시댁에 가면 은근히 시부모 눈치가 보였고 친정엄마는 보기만 하면 아들 하나 낳으라고 성화를 댔는데 아들을 낳으니까 하늘을 날아갈 듯이 기뻤지 뭡니까?
거기다 처음에는 출산하는 것을 반대하던 애 아빠도 태아 성별검사에서 아들이라니까 못 이기는 체 하며 낳기를 원한 것이지.
이렇게 귀하게 얻은 아들이 장애아이라고 하니 우리 부부는 처음에는 믿어지지 않았으며 허탈감에 빠져 방황하면서 누구에게 말도 못 하고 냉가슴만 알고 있었지요.
그러다 보니 장애 아이가 우리 집에 태어난 것은 조상님 탓이 아닌가?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면서 그동안 잘 다니던 부모님 집에도 발걸음이 점점 줄어들어 특별한 행사 때에만 참석하는 사람이 되었잖아요.
그런데 문제는 아이가 장애아이다 보니 시동생이나 동생들 결혼식에 참석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문제가 생겼지요.
더구나 양쪽 집 큰아들과 큰딸이다 보니 형제나 친척 집의 동생들 결혼이 좀 많아요.
그때마다 우리 집은 갈등이 나타나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아이가 어릴 때는 세 식구가 결혼식에 참석하여 한 사람만 예식장에 들어가 인사를 하고 한 사람은 아이와 같이 밖에서 산책을 하다가 가족사진도 찍지 않고 봉투만 주고 오는 일도 있었답니다.” 하자
이사장이 이상하다는 듯
“아니, 왜 예식장에 못 들어가?” 하고 묻는다.
“혹시 사돈네 되는 사람들이 우리 샛별이를 보고 장애인의 혈통을 가진 집안이란 오해를 할까 봐 조심한 것이지요.”
“시부모나 부모님들은 아무 말도 없었나요?”
“가족이 많다 보니 알지도 못했을 것이지만 혹시 알고 있더라도 모르는 체 했는지도 모르지요.”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요? 그것은 자격지심이겠지.” 하고 대화를 나눈다.
“그러나 이런 사소한 일들이 싸여, 나와 시댁 식구가 멀어지는 원인이 될 줄을 누가 알았습니까?
글쎄 한 번은 애 아빠가 자기 집을 다녀오더니 하는 소리가 어머니가 그러는데 여동생들이 새언니는 우리들 결혼식에 한 번도 같이 사진을 찍은 적이 없다면서 자기들을 무시해서 그런 것이 아니냐고 투덜대더라고 말하잖아요.
그래서 자기가
‘그 사람이 사진에 없는 것은 큰동생 결혼 때는 맏며느리라 손님 접대할 음식상을 준비하리라 못 찍었고 밑에 있는 동생들은 샛별이 때문에 혹시 저희 시집살이에 누가 될까 봐 사진 찍는데 나타나지 않은 것이지’라고 설명을 해 줬다는 데 어이가 없었지요.”
“그려,
옛날에는 결혼식 때 오늘날과 같이 피로연을 음식점의 음식으로만 한 것이 아니라 집에서 떡이나 부침개 등 음식을 장만해서 가지고 갔었지.
그러다 보면 며느리들은 결혼식장에 참석하지도 못하고 음식점에서 음식상 차리는데 정신이 없었잖아.” 하며 나이가 많은 이사장이 거든다.
“그러고 보면 요즘 세상은 얼마나 편해요.
옛날에는 집안에 큰 행사만 있으며 여자들은 죽을 지경이었지요.”라고 윤정이 어머니도 한마디 한다.
“이런 일이 있고 나서도 우리는 별로 내색을 하지 않고 시댁을 들랑거렸지요.
그러다 결정적인 일이 나타나고 말았답니다.
시아버지 생신 때 벌어진 일인데, 내 아이가 초등부 3학년 때 있었던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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