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1월 28일이 집사람이 칠순이 되는 날이다. 해외에 나가 있는 큰딸은 나타나지 않고 둘째와 셋째가 언니와 상의하여 칠순 잔치를 해 준답시고 가족 여행을 하루 떠났다. 1월 27일(토요일) 승용차 두대로 셋집 식구가 나누어 탔다. 나와 아들은 셋째 내에 마나님은 둘째 내 차를 타고 군산 현대 박물관으로 해서 선유도를 거쳐 변산반도 채석강에서 숙박하고 다음 날은 내소사를 거쳐 선운사를 거치는 나들이를 한 것이다.
군산 부둣가에 오랜만에 왔다. 1970년대 초 대학 시절 친구들과 전주에서 열차를 타고 군산역에 왔다가 건너편에 있는 장항을 배를 타고 건너갔다 온 후 1990년대 초 천안에서 근무할 때 전 직원이 열차를 타고 군산에 와서 회식하고 간 다음 이번이 세 번째 여행을 온 것이다. 옛 추억을 더듬어 보았지만 전연 기억을 할 수가 없다. 예전에는 분명 열차를 타고 와서 부두를 구경하였는데 역이 어디로 옮겨갔나 보이지 않고 부둣가에 있던 수많은 횟집도 옮겨갔나 보이지 않는다. 혹시 내 기억이 잘 못 되었는지 모르겠다. 건너편 장항을 바라보니 옛날에는 뱃길뿐이 없었는데 이제는 다리가 이곳저곳 놓여 있고 많은 변화가 나타나 있었다.
군산 근대사 역사박물관은 전시실이 3층으로 꾸며져 있는데 관람객이 쾌 많으며 일제 잠정기 시절 호남평야의 쌀을 수탈해 가던 지난날의 역사를 재조명한 듯한 모습으로 나잇살이나 먹은 나에게는 지난날의 추억을 새롭게 하였다.
군산 근대 역사 박물관 모습








박물관에서 나와 점심 식사를 좁은 골목길을 돌고 돌아 두붓집을 찾아 갖는 데 도심에 있는 관광지 음식점으로서는 주인의 친절미가 벌로라는 생각을 가지며 한 끼 때웠다. 두 번째 관광지는 영하 7~8도가 오르내리는 추운 날씨지만 새로 다리가 개통되었다고 하는 선유도를 탐방하기로 하였다. 집사람의 고향이 전주라 전라도 해안을 좋아하는 우리 집은 특히 부안에 있는 격포의 채석강 나들이를 1년에 한두 번은 꼭 하는 집이다. 바다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새만금을 지나는 기분은 계절과 날씨에 상관없이 언제나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한다. 지난해도 선유도까지 다리가 연결된 것으로 알고 5월에 방문하였으나 차를 무녀도에서 통제하여 차를 무녀도에 정차시켜 놓고 마나님과 비바람을 맞으며 선유도를 탐방하면서 옥신각신했는데 이번에는 분명 다리가 완공되었다는 뉴스를 들었기에 가보자고 했다.
무녀도를 거처 선유도를 들어가는 다리가 완공되었는데 선유도 안에는 아직 공사 중이라 해수욕장으로 차를 몰았는데 추운 날씨인데도 구경 오는 자동차가 많아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고생 좀 했다. 날씨가 풀이면 들어온 자동차가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며 해수욕장 끝에 있는 마을 안쪽까지 차를 몰고 들어갔다 운전하는 사위들이 미끄럽고 좁은 길을 운전하니라 고생 좀 했다. 선유도까지 차를 몰고 들어오기는 부적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좋은 봄이나 초여름쯤 신시도에다 주차하고 무녀도를 거처 선유도와 장자도를 지나 대장도로 트레이킹을 하면 너무 멋지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꼭 기회를 만들어 봐야지---
선유도



추위와 싸우면서 선유도를 관광하고 숙소로 향하였다. 숙소는 격포의 채석강에다 정했단다. 나는 당연히 변산반도에 있는 대명리조트로 알고 있었는 데 가서 보니 바다 호텔로 안내를 했다. 저희가 알아서 한다는데 내가 나설 필요는 없어서 하자는 대로 따라서 하기로 식구와 몇 번을 약속했다. 나는 일절 잔소리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바다 호텔을 들어가 보니 예약한 방이 60평이 넘는 운동장 같은 방을 예약해 놓았다. 넓은 거실에 내 집 안방보다 큰방이 세 개이며 가족 목욕탕까지 갖춰진 방이었다. 많은 여행을 다니면서 호텔로는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롯데호텔의 호화로운 방에서 큰딸 덕에 하루 묵은 적이 있고 지난봄에 동유럽 여행 때 폴란드에서 방 한 칸에 족히 20평이 넘는 방에서 묵은 적이 있지만, 호텔이 이런 식으로 되어 있는 것은 처음 봤다. 하긴 당진에 있는 파인스톤 골프텔이 54평짜리로 방이 4개로 되어 있는 곳은 봤지만 호텔이 이런 식도 있구나 하는 것을 처음 알게 된 것이다. 저녁 만찬은 내가 좋아한다고 횟집으로 안내한다. 생일은 마나님인데 대접은 내가 받은 꼴이 되었다. 그리고 술이 거나하여지자 아들이 좋아하는 노래방으로 가서 모처럼 자녀들과 같이 기분 한번 푸는데 6살과 8살 먹은 외손주 두 녀석이 '역사는 흐른다'라는 노래를 부르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했다. 작은 녀석은 아직 한글을 깨치지 않았는데 자동차 안에서도 저희 엄마를 가르치며 '역사는 흐른다'라는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외우고 있었다. 노래방에서 박자가 나오니 더 힘이 나는 모양이다. 사회 선생을 한 내가 생각해 보니 그 노래 가사 속에 초중고 국사 시험문제가 거의 다 들어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참으로 좋은 세상에 사는 아이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격포 채석강 음식점과 노래방




모처럼 연료비 신경 안 쓰는 따듯한 방에서 아침 늦잠까지 폭 잦다. 늙은이들이라고 온돌방을 우리에게 주고 딸들은 침대방을 사용한 것이다. 오랜만에 온돌방 뜨근뜨근하게 하고 잠을 자 보니 역시 노인네는 허리를 뜨거운 데다 종종 지져주는 것이 좋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아침은 호텔식 황탯국을 먹고 추운 날씨를 무시하고 2일 차 관광에 나섰다.
우리가 잡은 코스는 내소사를 거쳐 선운사를 관광하도록 일정을 잡았다. 날씨가 따뜻하면 고창 고인돌을 견학시켜주고 싶었지만 원래 혹독한 날씨라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내소사로 가니 차가운 날씨지만 햇살은 좋아 그래도 많은 사람이 나와 있다. 느긋한 마음으로 여유를 가지고 산책하는 가족 나들이도 청명한 하늘 색깔만큼이나 아름다웠다. 내소사에 온 기념으로 딸들이 기왓장에 저희 엄마 칠순 나들이라고 새기고 온 식구의 이름을 새겨 놓는다.
내소사 방문 기념 찰칵







날씨가 너무 추워 서둘러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선운사 주차장에서 가볍게 점심을 먹고 산책길에 나섰다. 우리 집 세 식구는 먼저 올라가다 아이들 생각해서 되돌아오니 아이들은 선운사 절에서 농고 있다. 관광도 좋지만, 아이들에게 무리인 것 같아 그 유명한 고창 선운사 장어집을 지나면서도 그도 다음으로 기약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하니 오후 5시가 된다. 추운데 모두 고생했다. 특히 운전한 사위들이 무척이나 고마웠다. 푹 쉬어라! 저녁은 각자 자기 집에서 해결하도록 해방해 주었다.
마나님 덕에 내가 즐거운 관광을 했다. 엊그제 만나 결혼한 것 같은데 벌써 4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없는 살림에 부모, 형제 돌아보며 자식들 키우느라 쾌나 옥신각신하면서 살았는데 어느덧 칠순이라. 좋은 세상에 사니 멀쩡하게 살아있지 옛날 같으면 둘 다 벌써 저세상 사람들이 아닌가. 古稀(칠순)란 말은 '오래 살아 기쁘다는 뜻"이라는 데 너무 오래 사는 것이 아닌지 걱정도 된다. 그러나 좋은 세상 만난 것도 내 복이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야지. 마나님 당신의 칠순 생일을 축하합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다 병치레하지 말고 조용하게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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