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덕유산 자연 휴양림

日陵 2025. 9. 14. 06:41

 

우리 가족이 간간히 쉬로 가는 곳 중의 하나가 덕유산 자연 휴양림이다. 우리 세 가족이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고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장소로는 깊은 산속의 자연휴양림이 제격이라 종종 이용을 했는데 농사에 취미를 붙이다 보니 한동안 뜸 했다.

여름휴가철에 주로 찾는 바다는 덥고 소란해서 정이 안 가고 냇가는 모기가 싫어 휴양림을 찾곤 했다. 하긴 바다가 싫은 것은 늙은이란 표현이 제격일 것 같다.

 

덕유산 자영 휴양림을 찾은 지가 근 2년은 된 것 같다. 지난해 여름 묶고 가고 싶었지만 추첨에서 떨어져 한 동안 잊고 있었다. 금년은 미리 챙겨 지난 6월 초에 추첨제에 신청한 것이 당첨되어 2017. 07. 26 ~ 28까지 2박 3일의 여름 휴가를 덕유산 자연 휴양림에서 보내게 되었다.

 

성격이 남과 역이는 것을  싫어해 독채로 되어 있는 숲 속의 집을 선택했다. 집 이름도 내가 좋아하는 주목나무집이다.

 

기대를 가지고 근 두 달 전에 예약을 해 놓았는데 하필 7월 26일 도 교육청에서 회의에 참석을 해 달란다. 용케도 오전이라 참석을 했다 부지런이 집에 들어오니 아들은 주간보호 센터에 가지 않고 마나님이 준비를 한다고 부산을 떠는데 미처 준비가 안 된 것 같다. 하필 오늘까지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마나님은 자기 딴에는 열심히 했는데도 미처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 미안했던 모양이다. 고연이 가만히 있는 나에게 재촉한다고 화를 낸다. 나는 나 나름대로 늦게 와 미안하여 무엇을 도와줄까 두리번거리는데 그것이 재촉하는 것 같이 보였나 모르겠다. 나도 요즘 며칠간 늙은이가 옥이를 부리는 자서전을 쓴다고 마지막 원고 교정을 보니라고 컴퓨터 앞에서 살다 보니 신경이 날카로운 건 사실였다. 거기에 베트남에 있는 큰사위와 외손녀가 와 있다 보니 무더운 장마 더위에 몸은 피곤하고 손님까지 겹쳐 두  늙은이가 마음속에 스트레스가 싸였던 모양이다.

 

3시 가까이 집을 나서는데 무엇인가 서움함이 들었으나 마나님을 믿고 출발했다. 내 입에서 말만 떨어지면 짜증을 내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도 참기로 했다. 5시가 조금 지나 현지에 도착해서 짐을 풀으니 먹거리 준비가 쉬원찬해 보였다. 고기 한 점 준비가 안 되었으며 부추 붙이기나 싫건 붙여먹고 오자고 농사진 부추를 냉장고에 잘 다듬어 놨다고 했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분명 나에게 "여기 싸 있는 이거나 다 치우고 오쇼" 했는 데 먹을 것이란 라면 몇 개에 복숭아와 참외 몇 개뿐이다. 술도 그제 아버님 제삿날 서울에 사는 동생이 형님 일하면서 드시라고 경주 막걸리를 한 상자 가져와 몇 병  내가 챙겼는데 그것마저 가져오지 않았다면 어찌했으꼬 하는 생각이 든다.

 

그건 그거고 휴양림에 들어오니 주변 숲과 공기가 기분을 즐겁게 한다. 세상 모두를 잃어버리게 해 주는 것이 자연의 숲이라 생각한다. 가볍게 과일 몇 입 입에 넣고 산책을 나선다. 어둠이 더 오기 전에 산책을 하고파 방을 나오니 많은 캠핑족들이 고기를 굽느라 정신이 없다. 우리 세 식구는 한들한들 산책길을 벗어나 임도를 따라 걷고 또 걷는다. 아들이 싫어할 줄 알았는데 즈 아비랑 걷는 것이 그리 즐거운지 싱글벙글한다. 근 2시간 정도 걷고 들어 와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든다. 에어컨도 없는데 숲 속이라 선풍기 바람이면 딱 좋았다.

 

다음 날 새벽 아침 산책을 나가려니 어둠이 깔려 눈을 감고 있다가 창밖이 밝아오자 살며시 일어나 혼자 빠져나온다. 마누라님과 동행했으면 더 행복하겠지만 아들 눈치를 봐야 하니 혼자 나섰다. 잘못하면 그마저도 못할 것 같아 미안하지만 혼자 나선 것이다. 이리 갈까 저리 갈까 망설이다 어제 걷던 임도를 어데까지 나 있나 걸어 보자고 모롱이를 돌고 또 돌아 걷다 보니 자동차가 보이고 예초기 소리가 나 바라보니 그 꼭두새벽에 수종을 개량하기 위하여 식재한 나무 사이의 잡초를 제거하고 있다. 한낮의 찜통더위를 피하여 새벽에 일들을 하는 모양이다.

 

한 시간 남짓 걷다 생각하니 마나님이 혹시 혼자 나갔다고 짜증을 부릴 것 같아 돌아오는 데 전화가 왔다. 자기도 섭이 혼자 두고 나간다고 하여 다급하게 지금 돌아가는 중이니 조금만 참으라고 사정을 한다. 혹시 섭이 혼자 두고 나가면 이 녀석이 무슨 일이라도 저지를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부지런이 내려와 보니 마누라의 협박성 전화라는 것이 느껴졌다. 아들은 자고 있고 자기도 일어난 지 얼마 안 되는 표정이었다. 뭐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 것이 인생살이 않아던가.

 

된장국에 늦은 아침을 먹고 다시 산책 길은 나선다. 어디 조그마한 계곡에 발이나 당구 었다 왔으면 했는데 생각보다 들어갈 많한 계곡이 없다. 이런 곳에 오는 사람들은 간혹 나잇살이나 들은 분들이 조용한 숲 속을 생각해서 오기도 하고 대부분 젊은 부부들이 자녀들과 오는데 그들은 대부분 낮에는 구천동 냇가에 나가 물노리를 하고 오는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단짝 친구와 같이 와 밤에는 술을 먹고 낮에는 맑은 공기 속에 낮잠을 즐기다 가는 모양 같았다.

 

점심때가 가까워 오는데 낮에는 구천동에 나가 외식을 하기로 하고 조그마한 개울을 찾아 자리를 만들었는데 불편했다. 어마나 무슨 이야기를 했나 모르지만 마나님이 부르르 화를 내며 해 퍼부어 댄다. 나도 지지 않고 해 퍼부서 댄다. 우리 부부가 싸우는 것은 대부분 아이들 행동에 관 한 문제나 본가나 처갓집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아마 오늘 싸움은 내 딴에는 마누라 비우 좀 맞춰 주려고 동생들의 버릇에 대하여 말을 꺼냈는데 이에 장단이 너무 세게 들어와 처남 이야기를 살짝 끄집어내어 양비론식으로 대화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성질을 부리며 아들과 같이 먼저 갓길네 놔두고 혼자 막걸리 한 잔 마저 마시고 한들한들 숙소를 찾아간다. 화를 낸들 무슨 소용이며 아무런 의미도 없다. 고작 10분도 안 되면 왜 그랬을까 하면서 그래도 화를 낼 때는 내야 하는 모양이다. 이러다 보니 낮에 외식이나 한 번 해 보자는 것은 물 넘어갔고 흔해 빠진 라면으로 점심을 때운다.

 

누워서 둥글 거리며 그동안 지친 몸을 풀어 준다. 얼마나 누었다 보니 그도 지겨워 다시 산책을 나선다. 오늘은 산책코스 길만 걷는다. 가다가 마누라가 또 삐진다. 삐지려면 삐지라지 하고 나 두고 아들과 같이 노래를 부르며 산책을 한다. 아들이 좋아해서 나도 부르는 "내 곁을 떠나간 그 사람 이름은 자옥 자옥 자옥이였어요. 그 사람 어깨엔 날개가 있어 멀리멀리 날아갔어요. 자옥아 자옥아 내가 내가 못 잊을 자옥아, 자옥아 자옥아 내가 정말 사랑한 자옥아. 내 어깨 위엔 날개가 없어 널 찾아 못 간다. 내 자옥아 ~~~"

 

그래도 걱정이 되어 우리 있는 곳으로 오라고 전화를 걸어 준다. 싸웠다 풀어졌다 싸웠다 풀어졎다 하루면 열두 번도 넘나 보다. 이런 나날들이 벌써 42년도 넘었다. 아마 죽을 때까지 이어지겠지. 이게 사는 것인 모양이다 생각하며 셋이 웃으며 숙소로 들어온다.

 

저녁을 먹고 오늘은 일찍 자기로 했다. 30분만 같이 있으면 부딪치는 부부가 몇 시간 얼굴 맞보고 있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겁이 나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드니 아들도 내 옆에서 일찍 잠을 잔다.

 

내 인생은 편한 인생이 안 인지 휴가를 잡아 놨는데 마침 자서전을 어느 문인협회에 제춯 했는데 당천되었다고 교정을 더 보라고 급하게 연락이 와 며칠째 손을 보고 있는데 휴가 날짜와 겹쳐 안 올 수도 없어 이틀을 소비했으니 빨리 집으로 가 교정을 봐야지 하면서 3일 차는 아침을 먹자마자 짐을 싸고돌아왔다. 그 조은 숲과 공기 속에서 마냥 푹 쉬지 못하고 이 번 여름휴가도 끝을 맺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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