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 요놈의 것 참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70 평생을 마셨는데 아직도 답이 없으니 분명 문제가 있는 녀석인 것은 분명한데 그놈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으니 신기한 놈이라고 표현할 수뿐이 없을 것 같다.
오늘도 새벽 세시에 일어나 컴퓨터 앞에서 노닥거리다 네시에 산책을 나가 힘들게 두 시간 반 새벽 운동을 하고 들어 와 아침 한 술 들고 막내 녀석 뒷바라지 좀 들어주고 내 농장에 나갔다. 묘판에 있는 수수 묘가 너무다 자라 일기 예보를 보니 오늘과 내일은 구름이 많다고 하여 이식을 하기로 마음먹고 9시 반부터 수수 심을 밭을 만들기 시작했다.
구름이 적당히 태양을 가려 줬으나 30도 가까이 되는 온도에 온 몸이 땀으로 뒤 덥는다. 고집으로 마음에 수양을 한다면서 농사를 짓고는 있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일하는 것이 싫어 괭이자루 낮 자루를 잡으면 성을 갈겠다고 다짐하면서 공부하여 교육공무원 생활로 사회생활을 마감했지만 부모로부터 배운 잠재적 교육이 농사일인지 퇴직하고 필드(영어)에 나가 놀아보니 잠재적 교육에서 배운 것이 그것뿐인지 재미가 있어 어언 8년이란 세월이 흘러갔다.
친구들이 뭐라 해도 내가 행복한 것은 골프장 필드가 아닌 네 농장 필드가 나에게 주는 행복이 크다는 것을 알고부터는 비싼 골프채 처박아 버리고 밥만 먹으면 달여 가는 곳이 내 아이들이 푸릇푸릇 자라나는 농장이니 미쳐도 상당히 이첫나 보다. 제대로 된 농기계 하나 없이 괭이와 삽 그리고 호미만 가지고 휘두르는 내 농장이 근 이천 평 정도니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땀이 나면 얼굴에 흠이 나든 말든 손 소매로 문지르며 땅을 파고 물을 주고 모종을 심는 원시인의 농법이 나에게는 가장 행복하니 21세기에 최고의 바보가 내가 않인가 쉽다.
이렇게 일손에 미쳤다가 그래도 한 때는 기관장을 했다고 친구들이 찾으면 아니 갈 수가 없어 수없이 많은 그 멋진 양복은 장롱에 처박인지 10년이 되어 가지만 편하디 편한 간편복으로 친구들을 만난다. 자존심은 있는지 얼굴은 기름기 하나 없으면서 오고 가는 술잔에 내 마음 열어 놓고 일장 연설을 풀어놓는다. 아구발이나 논리적이나 전공이 정치학이요 사회학 쪽이니 제 마음대로 떠들면서 주거니 받거니 들어마시는 술이 예나 제나 끝이 없다.
오늘따라 웬일인지 한동안 몸을 사리며 막걸리 가지고 작년을 치던 오교장이 제법 소주잔을 기울이며 1차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 기어이 2차를 하잔다. 철이 들면서 50년이 넘도록 마신 술 사양을 할 이유가 있겠는가?
마시고 또 마시고 헛소리 하면서 허풍도 떨고 집에 들어오니 요놈의 할망구 무엇이 못맛당한 지 본체만체 시큰둥한다. 그렇다고 술 취한 늙은이 귀 죽을 리 없고 제멋대로 시부렁거리다 잠자리에 들으니 잠이 놀이가 있나. 더위에 열병 나고 술에 열병 나고 마누라에 열병 나니 이부자리 박차고 일어나 세상 좋아 나에게 준 선물 컴퓨터에 앉자 말이 되든 말든 내 나름대로 넋두리를 해 본다.
이 얼마나 행복인가? 나이 칠십이 넘은 지도 이년이 지났것만 아직도 힘이 넘쳐 오늘 걸은 걸음 숫자가 3만 보가 넘게 핸드폰 만보기에 찍혀 있고 농장에서 마신 술까지 합치면 맥주는 제하더라도 못 마셨어도 2홉 소주 세병은 더 마신 것 같은데 취한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맑은 것도 아니니 헛소리나 하면서 컴퓨터에 손고락 작난으로 자판기를 두드린다.
그 옛날 이 정도 술이면 카페에 들어가 헛소리 지껄이며 위스키 한 병 더 마시고 집에 와서 기분이 붕 떠 잠 한숨 푹 잘 건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늙은이라 체면은 차려야 할 것이 않인가? 허긴 누가 받아나 준다나? 술집에 가 본 지도 십 년인지 이십 년인지 알 수가 없으니 술집 문화가 어떻게 바뀌었나 모르니 겁이 나 마음대로 갈 수도 없겠지?
아!
취하는 것인가? 정신이 드는 것인가?
시간이 자정으로 가니 모든 것 툴툴 떨고 잠자리에 들어가야지.
그리고 내일도 또 헛소리 하면서 얼굴에 웃음기 가득 담고 살아야지.
몇 년을 더 살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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