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해의 용왕님께 촛불을 밝히고 자식을 장애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어머니의 넋이 갯바위로 변한 모습을 한 동해시 추암공원에 있는 촛대 바위
“이사장님은 여자분이 어떻게 이런 힘들고 어려운 복지원을 운영하시게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하고
생활이 찌들어서 그런지 얼굴에 핏기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으며 남루한 옷차림을 한 천호 어머니가 아직 젊어서 그런지 얼굴을 붉히며 나이가 지긋한 이사장에게 인사말인지 아니면 정말로 몰라서 그러는지 모르지만, 말을 꺼낸다.
그러자
“천호 어머니는 천호가 여기에 온 지 얼마 안 되어 잘 모르시나 보네.
우리 이사장님도 한이 서려 가슴에 멍이 가득한 분인데” 하며 나이가 지긋한 샛별이 어머니가 아는 체한다..
남풍이 훈훈하게 불어오는 4월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저녁녘에 테이블을 중심으로 여자들 여덟 사람이 둘러앉아 있다.
이사장이란 사람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것이 70대 중반이 넘게 보였으며 둘러앉아 있는 여자들은 70대 전후로 보이는 사람이 두 사람이고 나머지 다섯 사람은 50대 초‧ 중반쯤 되어 보였다.
오늘 이 모임은 해마다 봄이 되면 청송원 주간 보호센터에서 시설 이용자의 보호자들에게 1년간 시설 운영에 대한 보고회를 하고 보고회가 끝난 다음 보호자와 이용자들에게 저녁 만찬을 베풀어 주는 행사가 있다.
그런데 오늘은 새로 온 센터장의 생각인지 아니면 이사장의 생각인지 모르지만, 만찬이 끝난 후 주간 보호센터 센터장이 이사장의 배려라고 하면서 시간이 있는 보호자들과 다시 장소를 옮겨 간단한 다과회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원래 청송원 주간 보호센터를 이용하는 사람은 열다섯 사람이나 센터 차를 이용하는 사람과 사정이 있는 사람들은 먼저 가고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다른 친·인척이나 장애인 활동보조사들이 자녀를 데리고 간 사람들로 자녀를 집으로 돌려보내고 어머니들만 다시 모인 것이다.
이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은 평소 청송원의 이사장이 사용하는 직무실로 직무실 가운데에 있는 긴 테이블 위에는 간단한 다과와 음료수가 놓여 있다.
천호와 샛별이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이사장은 자기의 한이 서리는지 앞에 놓여 있는 음료수 잔을 입에 대며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쉰다.
그러자 이사장과 나이 차이가 별로 없어 보이는 샛별이 어머니가 음료수를 한잔 더 따라주고 자기도 음료수로 입을 적시며
“소문은 들었지만, 여자가 이런 어려운 복지 시설을 운영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지 어려우시겠지만 한 말씀해 주실 수 없을까요?” 하자
센터장이란 사람이
“이사장님,
어머니들이 궁금해하시는데 한 말씀 들려주시지요??
그리고 오늘 어렵게 만들어진 자리인 만큼 어머니들도 앞에 있는 음료나 다과를 들으면서 그동안 가슴에 서린 한을 풀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을 것 같네요.” 하자 모두 다 서로의 얼굴만 쳐다본다.
그러자 센터장은 다시
“가슴에 서린 한을 밖으로 풀어내면 속병이 없어진다고 하던데,
먼저 이사장님이 복지원을 설립하게 된 동기부터 간단하게 들여 주시지요?” 하자 모두 손뼉을 친다.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내 자식을 위하여 3 (1) | 2025.12.13 |
|---|---|
| 내 자식을 위하여 2 (4) | 2025.12.12 |
| 1부. 어머니의 분노 (0) | 2025.12.11 |
| 장편 소설 '모정의 멍에' 소개 (0) | 2025.12.11 |
| 붉은 주마등 28 (1) | 2025.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