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 돌아가며 자기 아이가 장애인이란 것을 알게 된 동기를 말한 다음 감정이 북받치는지 다과와 음료를 권하며 잠깐 어수선한 분위기가 되었다.
그때 화장실에 갔든 이사장이 들어오면서
“밖에 봄바람이 제법 세게 부네.
오랜만에 신세타령이 시작되었으니 속에 있는 마음을 활짝 열고 밤새 이야기나 나눠 봅시다.
그러다 보면 속에든 응어리가 조금이라도 풀려나갈런가?”
“이사장님 늦게까지 있어도 되겠어요?”
“내일이 토요일인데 늦으면 어때요.
밤을 새워도 괜찮으니 마음 놓고 이야기하세요.
그나저나 센터장은 일찍 들어가야 할 것 아냐.” 하자
센터장도
“괜찮아요, 저도 집에다 기다리지 말라고 전화하지요.
언제 어머니들의 가슴앓이를 들어볼 수 있겠어요.” 한다.
그러자 모두 좋다며 자기 집으로 전화로 연락을 한다.
청송원 주간 보호센터에 있으니 혹시 늦더라도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라며 연락을 한다.
그사이 이사장은 센터장을 시켜 다과와 음료를 더 준비하도록 했다.
이렇게 다시 자리가 정돈되자 이사장은 나이가 비슷한 샛별이 어머니가 만만한지 아니면 정이 들어서 그런지
“주간 보호센터의 운영위원장님이 먼저 아이의 어렸을 때 힘들었던 이야기를 해 보시지요.”
“그럴까요.” 하며 뜸을 들이다 샛별이 어머니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모두 우리 샛별이 보다는 부모 마음을 덜 아프게 했네요.
나는 8개월부터 장애아이란 것을 확실하게 알게 되어 그때부터 아이를 들쳐 없고 동서남북으로 뛰어다녔는데?” 하며 지난날이 회상되는지 한탄 석인 목소리로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내 나이가 44살이나 되어 낳았으니 얼마나 애지중지했겠어요.
더구나 시댁 부모들은 자기들 대를 이을 아들을 낳았다고 기뻐했으며 친정어머니는 오히려 나보다도 더 좋아했지요.
그런가 하면 애 아빠도 퇴근 시간이 빨라지자 나요.”
“얼마나 기뻤겠어요.”
“그런데 이런 아이가 제 누나들보다 순했으나 엎어지고 기어 다니고 앉는 데까지 다른 아이들보다 늦어도 한참이나 늦되었으며 일어서고 걷는 것은 근 6개월 정도도 더 늦되더라고요.
그러자 애 아빠는 아이들이 걸음마를 얼마나 빨리 하느냐에 따라서 지능이 높고 낮음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은근히 걱정하는 표정이었지요.”
“샛별이 아버님은 선생님이라 그런 것도 알고 있었던 모양이네요.” 하며 천호 어머니가 부러워한다.
“그러다 장애인이란 것을 알은 다음 우리 집은 한동안 초상집 같은 분위기였답니다.
아이 걱정에 부부간에 눈치를 보면 서로 상처를 입히지 않을까 봐 말을 조심하며 살았지요.
그런데 남들은 속도 모르고 귀한 아들을 두었는데 돌잔치를 않느냐는 데 할 말이 없었지요.”
“어쩌면 우리 하늘이와 똑같을까요.
하늘이도 돌잔치를 안 했더니 애 아빠 회사의 같은 과원들이 첫 아인데 왜 초대하지 않느냐고 난리였다는데 샛별이 아버님도 많이 부대끼었겠네요.”
“그때 샛별이 아빠는 학교에서 주요 직책을 맡고 있었으며 아이가 태어났을 때 교장과 교감 및 원로 선생님들이 귀한 아들을 낳았다고 축하 파티까지 해 주었는데 돌잔치를 하지 않자 왜 돌잔치를 하지 않느냐고 추궁하는데 장애인이란 말은 못 하고 사정이 있어서 그렇다고 어물거렸다잖아요.”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그러고 보니 우리 천호는 아무것도 모르고 지나갔는데. 오히려 늦게 알게 된 것이 더 좋았네요.”
“이런 상황에서 나는 혹시 무슨 희망이 있지 않을까? 하여 반 미친 사람처럼 아이를 데리고 동서남북으로 뛰어다녔지요.
그러다 보니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답니다.”
“무슨 일인데요.”
“글쎄 내 아이의 소식을 듣고 친척 중에 한 사람이 이런 아이를 잘 고치는 약사가 있으니 한번 데리고 가 보라고 권하잖아요.”
“약사가요.
그래서 가 보았어요?”
“애 아빠는 고칠 수 없다며 극구 반대하다가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는다고 내가 안쓰러웠든지 따라나섰지요.”
“그래서 가 보았습니까?”
“그럼요. 가 보았지요,
유성 주변에 있는 조그만 양약국이었어요.
약사는 우리 부부보다 젊은 40대 전후로 보이는 사람이었지요.”
“그래 무어라 하던가요?”
지금도 가끔 남편이 나를 놀리지만, 글쎄 미꾸리를 통째로 끓여서 먹여 보라잖아요.”
“미꾸리를?”
“그날 집으로 돌아오면서 남편은
‘저런 사람이 어떻게 약사가 되었을까?
염색체 이상인 사람에게 미꾸리를 먹이면 된다니, 사람을 완전히 바보 취급해도 너무 하잖아.
혹시 염색체는 혈액으로 검사하니까 아이의 피를 모두 바꾸어 주면 모를까?’ 하면서 사기꾼이라며 투덜거리잖아요.”
“그래서 먹여 보았습니까?”
“남편의 반대에도 몰래 시장에 가서 미꾸리를 사다 먹여 봤지요.”
“효과가 있었습니까?” 하고 천호 어머니가 묻자
“설마,
무슨 효과가 있었겠습니까?”라며 하늘이 어머니가 어이가 없다는 듯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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