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리(수필)

오늘 하루 일기

日陵 2025. 8. 30. 17:14

오늘 하루는 우울하면서도 허전한 하루인 것 같다. 평소 같으면 밭에 일이 있으면 아침 산책 1만 보를 걷고 도시락을 싸서 밭으로 가 오전 일을 한 다음 스포츠타운에 가서 골프 스윙연습 1시간 목욕탕에서 1시간을 보내던지 밭에 일이 없으면 아침 식사 후 산책 1만 2천 보 후 쉬었다 점심 챙겨 먹고 스포츠 타운에 가서 골프스윙 연습 2시간 목욕탕 1시간을 보낼 텐데 오늘은 스포츠 타운이 동절기 준비 시설 점검으로 쉬고 오전 9시에 단대병원에 녹내장검사 예약이 있어 일정을 바꾸기로 했다.

 

아침을 조금 서둘러 먹고 민섭이 주간 보호센터 가는 준비를 도와준 다음 병원으로 와서 보니 벌써 여러 사람이 와 있다. 녹내장 검사를 시작한 지 벌써 5년 차 퇴직 후 농협 조합에서 조합원들에게 실시하는 건강 검진을 받다 보니 안압이 높다고 하여 안압 검사와 눈 검사를 하니 녹내장이라는 검진 결과가 나왔다.

 

 오른쪽 눈을 백내장 수술을 한 지가 15년 전인데 그 눈이 알지도 못하는 녹내장이란다. 그리고 녹내장은 치료가 되지 않고 확대만 방지하는 것으로 어떻게 관리하냐에 따라서 시각장애인이 되고 안되고라니 의사 말을 따를 수밖에 ---

 

나의 녹내장 원인은 안압이란다. 혈압은 들어 봤어도 안압은 처음 들어 봤는데 인생 헛살았나 보다 싶어 그때부터 철저하게 안압 약을 매일 투입하고 일 년에 한 번씩 녹내장 검사를 하는데 이번이 5번째가 되었다. 그러니 5년간 약을 투입한 것이다. 검서 결과는 전과 같으며 녹내장 확대 증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안압도 정상이란다.

 

겨울에 바쁘다는 핑계로 4개월 약을 처방받은 다음 밭으로 왔다. 마나님이 단감나무를 한그루 심자고 사다 놔 나무를 심어주고 지난번 베다 남은 서리태를 베어 하우스에 집어 넌 다음 집으로 왔다. 우리 부부는 무슨 일을 하던지 만나서 5분이면 싸워야 하니 싸움닭도 징그러운 싸움닭끼리 만난 모양이다. 왜 그리 잔소리가 많은지? 하긴 나보고 많다고 하니 할 말은 없다. 그저 안 만나는 게 상책 아니면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40년이 넘도록 싸우고도 아직 싸울 일이 남아 있는 모양이다.

 

 병원에서 동공 확장으로 눈도 흐릿한데 마나님한테 한 방 먹고 나니 성깔이 낫다. 점심은 각자 자기 개성대로 챙겨 먹고 나는 오전에 못한 산책 길을 나섰다. 걷다 보면 성질부린 것도 다 사라지고 그저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져 들어가는 것이 내 취미요 사는 유일한 낙이다. 매일 새벽이나 오전이나 오후 중 한 번은 만 보 이상을 걷는 나는 걸음에 대한 나름의 공식이 있다. 처음 집에서 나설 때 머릿속이 복잡하지만 조금 걷다 보면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 버리고 7~8천 보가 넘어가면 몸에 피로가 느껴져 걸음걸이를 세는데 그도 박자가 있다. 

 

초기에는 하나둘셋넷 했는데 다음은 하~나 둘~울 그러다 지금은 하~나~~ 둘~울~~ 등 4박자 그것도 귀찮으면 10걸음을 하나로 하면서 걸으면 지루하고 피곤한지 모르고 시간이 잘 간다. 하긴 음악을 듣기도 해 보았지만, 음악을 들으면 지루한 줄은 모르나 사색할 틈이 없어 단순히 걷는다는 것뿐이지 걷는 맛을 느끼지 못한다.

 

산책하다 보면 처음에 보이지 않던 꽃이 보이고 풀이 보이고 주변의 경치가 아름답게 느껴져 나도 모르게 한 구절 시구가 떠오르면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 메모지 메모지에 메모하여 집에 와서 내 블로그를 살찌게 한다. 사물의 아름다움을 느끼면 즉시 핸드폰에 담아 내 블로그에 장착하다 보니 늙은이의 수행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절로 느낀다.

 

오늘은 우울했던 나를 확 풀어준 친구들을 만나 핸드폰에 담아 보았다. 어설프지만 감상 한번 할만하지 않는가?

 

2015.  1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