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누구나 참 좋은가 보다.
늙은이는 늙은이 대로 젊은이는 젊은이대로 그저 흐뭇함을 만끽하게 하는 것이 봄이 안인가 생각한다.
긴긴 겨울 추위에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피게 하는 것이 봄이고 보면 누구나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온도가 조금씩 오르면서 첫 봄소식을 전하는 개울가의 버들강아지부터 꽃을 피운 듯 안 피운 듯하더니 어느 날 냉이 꽃이 피어 낮고 산책로 언덕길에 이름 모를 작은 꽃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금년 봄은 나에게도 생기가 도는 봄이 오려나 보다.
그동안 열심히 건강을 관리한 결과 몸이 쾌 좋아진 것 같다.
마음 한구석 늘 어머님이 누이들 집에 있는 것이 걸리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내 처지가 불쌍하여 속만 부글부글 끓여 왔는데 지난겨울부터 요양병원으로 가 계신 것이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 모양이다. 이제는 어머님이 그리우면 언제라도 찾아가 이야기 동무라도 해 줄 수 있다는 것이 죄를 짓고 사는 큰 아들에게는 위안이 되었나 보다.
마음이 가벼워지니 몸도 저절로 가벼워지는 모양이다.
이제 내 나이 70 줄 몸과 마음 모두 나도 나이가 먹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와 있지만, 오히려 50 60대 때 보다 몸은 굳어졌으나 건강해졌다는 것을 스스로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금년은 밭농사도 더 일찍 시작하여 벌써 고구마 밭, 참깨 밭까지 다 만들어 놓는 부지 럼도 떨어 보았다.
그런가 하면 힘은 넘치고 시간은 남으니 무엇 소일거리가 없나 찾다 보니 천안농협에서 조합원들에게 대학을 개강하다고 하여 때아닌 대학생이 되기도 하였다. 일주일에 목요일 금요일 두 번씩 참석하여 한 차례 두 시간씩 강의를 듣는 대학에 입학하였다. 처음에는 과연 내 비우로 교육에 참석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으나 화요일과 금요일이 되면 몸이 근질거려 저절로 찾아가는 것이다.
지난 4월 5일에는 강화도로 봄 소풍도 다녀왔는데 같은 동급생이고 같은 반이라고 같이 놀아주는 아줌마들이 고마운 것인지 ~~~
내가 외로워서 고마워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여하튼 즐거운 하루였다. 다만 차 속에서 고막이 찢어질 듯한 음악 소리와 아줌마 아저씨 목소리만 않으면 얼마나 더 좋았을 런지 모르지만 ~~




날씨가 따뜻해 지니 내 산책 길도 그만큼 여유가 생기었다
전에는 일만 보 조금 남짓 걸었는데 이제는 꼬박꼬박 일만 이천보 코스로 걷는 것이다. 꽃이 피고 날씨가 좋아지는 내 산책로도 당연히 사람들이 더 늘어났다. 사람 만나는 것이 실어 봉서산을 피하여 장재천 쪽을 선택했는데 봄이 오니 이곳에도 젊은 아낙과 제법 나이 든 아낙들과 그리고 나와 같이 애 늙은이들도 얼굴을 찌렁찌렁 싸매고 산책길을 나서는 것이다. 젊은 아낙들은 또래들과 같이 무슨 말이 그리 많은지 쉴 새 없이 지저 기며 걷고, 늙은이들은 굼벵이 담 넘어가듯 혼자서 세월아 네월아 걷는다. 그런가 하면 중년 부부들은 사랑도스럽게 팔짱을 끼고 봄을 만끽하는 이들도 간간이 눈에 들어온다.
나는 나무 가지와 들에 핀 꽃들을 눈에 띄는 대로 폰에 담아 본다. 그 추운 겨울 잘도 견디고 이리 일찍 나와 나에게 아름다움을 보여 준 미소에 답례하기 위해 내 블로그에 가두어 놓고 두고두고 감상하고자 한다.










그런가 하면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아이들도 개롭허 줘야지? 하는 생각에 내 농장의 하우스 안에서 마누라님과 섭이 그리고 정우 내 도윤 내 두 딸 가족들을 다 불어다 놓고 삼겹살 잔치상을 차리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봄의 향기인가?
허긴 다섯 살 여섯 살 외손자 녀석들은 고기가 문제가 안이라 호미 들고 삽 들고 밭고랑에 설치니라 정신이 없었지만 그 풍경을 바라보는 늙은이 마음의 흐뭇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


만만한 게 마누라님이라 삽 한 자루로 농사짓는 서방님과 놀아 달라고 응근이 띵깡이라 지난 월요일에는 광덕산으로 진달래 꽃구경 가자고 꼬드겨 찬밥 한 술 가방에 챙겨 한들한들 산을 오른다.
삽 한자루 가지고 감자 심고, 땅콩 심고 옥수수를 심었으며 참깨 밭 고구마 밭 만들어 놓은 것이 근 300여 평이니 평소 농부도 아닌 얼치가 농부의 허리와 팔뚝에 무리가 왔는지 시 근시 근하여 가능하면 힘든 길을 피해 광덕사에서 부용 묘 쪽으로 해서 장군 바위를 타고 내려오니 이제는 둘 다 늙었나 시간이 네 시간 가까이 걸렸다. 허긴 바쁜 것이 있나 아쉬운 것이 있나 남는 것은 시간뿐이요 가진 것도 시간뿐이니 심심찬케 옥신각신 말다툼도 하면서 걷는 맛도 일품은 아니지만 이품쯤은 되리라.
늙은이 인생 이쯤이면 행복이 않을는지?




꽃마다 같은 듯하면서 다르고 꽃 잎의 생긴 모양이나 수술의 모양 또는 색상이 어쩌면 이렇게 자기 나름대로 아름다움을 지녔는지 참 신기도 하다.
아주 작고 못생겨 보여도 폰으로 확대하여 촬영을 해 보면 모두 다 하나 같이 또렷하고 아름다우니 이것이 자연의 조화려니 아마 우리 인간의 모습도 사람마다 서로 다른 그 사람의 향기가 있으리라 ~~~
내 향기는 어떤 인간의 향기를 지니고 살고 있을까 생각하면서 오늘도 이 봄을 만끽해 본다.








2016..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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