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금요 산악회

日陵 2025. 9. 19. 11:33

2019년 3월 22일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마나님이 딸들과 광덕산 산행을 같이 하잔다. 지난 1월 말 베트남에서 온 큰딸과 같이 세 자매가 저희 어머니 모시고 속리산을 가는데 심퉁이 난 나는 집에서 아들과 같이 보냈는데 마음에 걸렸나 보다.

원래 산을 좋아하는 나는 겨울산을 가려고 몇 차례나 계획을 세웠다 이제는 늙었는지 냉큼 용기가 나지 않아 겨우내 뒷산과 천변만 거닐었다. 분명 지난해와 다른 것이 어데를 간다는 것이 즐겁움 보다 귀찮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아침을 먹고 각자 자기 할일들을 하고 9시 20분에 박물관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내 차에다 태우고 광덕산을 가는데 절로 기분이 좋은 것은 알 수가 없다.  마나님과 둘이 산행을 하면 산행을 시작한 지 30분도 안되어 토닥거리는데 딸들과 같이 가니 그런 일이 없어 좋았다.

역시 젊음은 좋은 것인지 산을 오르는데 막내 녀석이 제일 팔팔하고 내가 제일 허덕이는 것 같았다. 둘째 녀석은 체중이 너무 나가 고전할 줄 알았는데 역시 제 부모들 달마서 그런지 별로 힘들이지 않고 산을 오른다.

마나님은 원래 산을 날라다니던 사람이었는데 세월의 무게는 못 이기는지 70 고개가 넘고 나서는 산 타는 모습이 예전만 못하다.

원래 다리가 긴 나는 남이야 가든 말든 내 스타일대로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산을 탄다. 혼자 사색에 잠기는 산행을 좋아하다 보니 바쁠 것이 없는 산행을 한다. 딸들과 마나님은 쉬기도 잘하고 오르기도 잘한다. 그러다 보니 나는 늘 혼자 오르고 혼자 내려오는 산행이 되는 것이다. 마나님과 보조를 맞춰 같이 가면 천천히 걷는다고 잔소리하는 것이 싫어 처음부터 아예 혼자 걷는다. 그리고 그들이 쉬는 시간에도 걷기 때문에 결과는 내가 먼저 산에 오르고 내려오는 사람이 된다. 늙은이의 독특한 인내가 있으니 그들에게 지지는 않는다. 

막내딸이 아비한테 농을 걸어오면 씨 웃어주는 내 마음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시작한 산행인데 마나님 이야기가 자기는 매주 금요일에 산행을 한다면서 나보고

"금요 산악회에 가입시켜 줄까"하며 씨 웃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나는 모르는 채 시치미를 따고

"어떤 사람들이 다니니는 산악회 데?" 하자

"딸들과 같이 다니는 산악회, 어때 너줘"

"생각 좀 해 보고" 하면서 매주 금요일마다 주변에 있는 산들을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늙은이의 행복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상에 올라와 사방을 둘러보니 기분이 상쾌하다. 딸들을 불러 모아 4월 벚꽃이 피면 토요일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자 녀석들까지 다 동원시켜 벚꽃 가로수가 있는 임도를 산행하자고 명령을 내린다. 할아비가 산을 좋아하다 보니 초등학생 1학년 짜리까지 끌고 다니려고 한다. 지난해 8월 초등학생 2학년과 유치원에 다니는 손자 녀석들을 데리고 구천동 계곡을 향일암까지 걷는데 곧잘 걸어 험하지 않은 길은 동행하려는 생각을 가졌다.

산은 아무리 다녀도 질리지 않는다. 그저 나오기만 하면 절로 좋으니 내 몸에 엔도르핀이 절로 생기는 기분이다.

이런 산을 매주 금요일마다 마나님과 딸들이 동행을 해 준다니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금요 산악회 회원에 나도 가입해야지 그리고 기사 노릇만 해주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대 자연을 만끽해 본다.

 

 

금요 산악회 2차 산행지는 태조산과 왕자산으로 잡았다.

애기 엄마들 생각해서 초등학교 저학년이 끝나는 오후 2시까지 집에 도착할 수 있는 산행 코스를 선택한 것이다.

집합 장소는 태조산 청소년 수련원에서 9시 30분에 만나 태조산 정상을 거쳐 왕자산을 같다 수련원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3시간 정도 산행으로 모두 행복해했으며 집에서 나와 산에서 먹는 밥이 그리 조은 모양이다.

애들은 저희 엄마가 준비한 김에다 파지를 얹어 싼 밥이 인기고 나는 셋째 사위가 싸준 김밥이 인기다. 세째 사위가 매주 금요일마다 김밥을 대준다니 기특한 것인지 내 사고로는 인정이 안 되는 세상이다. 

요즘 세상 태어나지 않은 것이 다행인가? 아니면 고지식한 내 사고가 잘못된 것인가 알 수가 없다.

지난주에 설마 했는데 정말로 매주 금요일이면 천안 근방의 산을 오르잔다.

산 물색은 산악대장을 맡은 내가 정하고 회장은 막내가 맡는 단다.

다음 산행은 왕자산에서 성거산 쪽으로 정했다. 

이렇게 마나님과 두 딸과 같이 산행을 해 보니 내 노년의 이생이 너무나 행복을 누리며 산다는 느낌이 든다.

언제까지 가는지 모르지만 막내딸이 가지고 있는 시간이 금년 일 년뿐이니 이 기간은 꼭 지켜보자고 생각해 본다. 

 

4월 5일은 송남리 밭에 다 차를 대고 성거산 일부를 산행하고

4월 12일은 섭이가 쉬는 날이라 산행이 편한 광덕산 임도로 산행 코스를 잡았는데 아쉽게 사진이 한 장도 없다.

4월 19일은 우리 부부 결혼 45 주년인데 축하는 마음속으로 하고 지난번 못다 한 성거산을 오르기로 했다.

약속 장소를 만일사와 테마임도가 갈라지는 삼거리로 정하고 9시 30분에 만나 만일사 쪽으로 해서 정상을 향하여 올라갔다.

식구들의 산행 능력이 남들에게 별로 처지 지 않는 건강체들이라 숨 한번 뻘덕이고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서 사방을 내려다보는데 구름에다 미세먼지로 인해 시야가 별로였다. 임도에 있는 멋진 2층 정자에서 점심을 먹는데 4월의 바람이 너무 불어와 움쭈리며 먹는 밥도 나름대로 추억이었다. 딸아이들은 우리가 싸간 밥을 김에 더 파지를 언저 싸 먹고 우리는 딸들이 싸 온 샌드위치를 먹었다. 밥 하기 싫어하는 딸이 안쓰러운지 아비와 에미의 특별한 배려를 한 것이다. 

정상에서 군사시설 뒤편을 돌아 성지술레길을 거처 다시 임도로해서 산행을 마치었다. 출발했던 곳에 도착한 시간은 13시로 3시간 반 산행을 한 것이다. 내 만보기에 찍힌 거름 숫자가 만 사천보가 조금 넘게 나와 있다.

이곳은 사람 키보다 훨씬 커다란 진달래 꽃이 만발하고 산 벚꽃과 개 복숭아꽃이 만발하여 모두 다 행복한 힐링 산행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