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1 ~ 11. 3일까지 2박 3일 간 둘째와 셋째가 우리 식구 3 사람을 내장산 오토캠핑장으로 초대를 했다. 우리 부부는 선 듯 승낙을 해 놓고 고민에 싸였다. 이제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집을 나선다는 것이 겁이 낳기 때문이다. 늘 집에 있는 아들을 생각하면 따라나서야겠고, 귀촌한 것을 생각하면 집이 편한 것 같아 고민하고 있는데 두 딸이 간곡히 부탁하여 따라나섰다.
나는 처음 생각에 산을 좋아하니 혼자 내장산으로 해서 백담사로 단풍 산행을 하면 멋질 것 같아 산행코스를 잡기 위하여 인터넷을 수없이 검색하다 모든 식구가 오랜만에 나들이에 혼자만 산행하는 것이 미안할 것 같아 딸네 식구는 내장산에서 즐기고 우리 식구는 신안의 천사대교와 박지도 부근을 관광시켜 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계획을 세우는데 식구가 차 타는 것 싫다고 반대를 한다. 결국 나는 혼자 내장산 산행이나 하는 것으로 결론을 짓고 캠핑에 참가했다.
대부분 직장인 들이라 셋째네가 대체근무로 금요일 오전만 근무하고 오후 세시에 출발하고 나는 아들을 태우고 세시가 조금 지나서 출발하였으며 둘째 내 식구는 모두 일을 마치고 다섯 시가 넘어서 출발한 모양이다. 먼저 도착한 셋째네가 자기네 텐트를 치고 저녁을 다 준비한 다음 한참이나 있어서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둘째네는 가볍게 저녁을 먹고 즈네 텐트와 우리 식구가 잘 잠자리를 만드느라 한동안 분주하다. 늙은이와 장애인인 우리 식구는 있으나 마나 가만히 구경하는 것이 도와주는 것 같아 구경만 한다.
세 가족 9 사람이 모닥불을 피워놓고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한잔 한잔 마시는 소주의 맛은 가히 일품이었다. 이제는 늙었는지 이 맛있는 술과 고기도 몇 점 먹으니 배가 그들먹하다. 나는 내일의 일정을 이야기하고 먼저 숙소로 들어갔다. 잠자리가 영 불편하여 쉽게 잠이 들지 않는다. 하긴 여행 가서 좋은 호텔에 누워서도 쉽게 잘을 못 자는 성격인데 제대로 잠이 놀이가 없다. 젊었을 때 같으면 술로 잠을 다스렸을 것인데 이제는 그 나이도 지나지 않았나.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11월 2일 새벽 6시에 도저히 잠자리에 누워 있을 수 없어 평소보다는 두어 시간 늦었지만 옷을 주섬주섬 주어 입고 아침운동을 나갔다. 어제저녁에 늦게 도착했으니 주변을 제대로 알 수가 없었으나 캠핑장 앞에 족히 800m 정도는 될만한 운동장이 있어 한 바퀴 돌고 걸음수를 확인해 보니 근 1,000 보가 나오는 것 같았다. 한 바퀴를 돌다 보니 캠핑장 뒤쪽으로 도로가 있는 것 같아 나가보니 자전거 전용도로로 안전하다는 생각에 얼마를 걷다 되돌아 내장산 쪽을 향하여 걷는데 날이 새어 주변이 밝아진다.
내가 선택한 산책로가 내장산 저수지로 처음에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었다 산책로로 바꾸어 놓은 모양인데 데크로 잘 만들어져 있으며 경사도 별로 없고 늙은이나 어린아이들이 산책하기는 제격이었다. 걷다 보니 경치가 아름다워 폰카를 들여대다 보니 곳곳에 포트죤도 눈에 들어왔다.
내장산 저수지 오른쪽 산책로 풍경









내 손목에 있는 밴드의 만보기에 걸음 숫자가 11,000 보가 찍힐 때쯤 아이들이 식사하자고 연락이 온다. 아침을 가볍게 때우고 누렁지와 과일 몇 개를 챙기고 둘째 사위에게 09: 30분경 등산로로 가기 위하여 내장사로 출발했다. 막상 차를 타고 내장사를 들어가려니 사람들은 집에서 몇 시에 나섰는지 내장산 입구에 차가 가득 찾으며 4 주차장에 도착하니 차를 통제한다. 나는 사위를 돌려보내고 인터넷에서 검색한 제4 주차장을 찾으며 내장산을 향하는데 4 주차장이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처음 세운 오늘 등산코스는 일주문 갈림길 - 백련암 - 서래봉 - 불출봉 - 망해봉 - 연지봉 - 까치봉 - 신선봉 - 내장사 코스로 세우고 제5주차장에서 등산을 시작하면은 시간이 단축될 것 같아 5 주차장을 찾는데 사람들이 많아 찾지 목 하고 사람들에게 떠밀여 일주문 갈림길까지 도착하였다. 내 딴에는 일찍 서둔다고 했는데 언제 왔는지 관광을 하고 내려가는 사람과 올라가는 사람이 길을 꽉 메워 빨리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다. 아마 10:40분도 넘어서 일주문 갈림길에 도착한 것 같다.
내장사 가는 코스의 풍경들(단풍이 아직 물들지 않음)


등산로에 달라붙으니 조금 여유러움이 나타났다. 그러나 산행을 시작하고 보니 산의 경사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곧 알게 되었다. 처음 산을 타겠다고 생각한 것은 정상이라야 700m 남짓하여 어렵지 않게 산행을 할 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경사가 심한 것이 시간에 쫄깃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온다. 30분쯤 오른 다음 숨좀 돌리고 목도 추기기 겸 잠깐 자리에 앉는다. 벽련암을 옆으로 돌아 서래봉을 오르는데 쉽사리 봉우리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식이라면 오늘 계획대로 산행이 이뤄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초조해진다. 정신없이 서래봉에 올라 내가 산행할 불출봉과 망해봉쪽과 내장사 및 신선봉 쪽을 폰카에 담아 본다.
불출봉, 신선봉, 내장산 골짝 풍경



서래봉에서 잠깐 숨을 돌리고 불출봉을 향하여 가는데 다시 내리막 길의 철계단의 경사가 보통이 아니다. 전과 달리 값도 났다. 설악산의 울산바위를 오를 때 철계단이나 남덕유산 철계단을 오를 때 조마조마했던 스릴이 돼 살아난다. 내가 산행 중 절벽에서 공포감을 가장 크게 느낀 것은 60대 초반에 북한산 진흥왕 순수비를 보겠다고 등산 금지구연인 절벽을 무조건 달라붙었다가 두 손가락의 힘으로 절벽에 붙어 기어오를 때 진퇴양난의 기억이 사라질 수 없는 공포였는 데, 여기는 계단이니 정신줄만 놓지 않으면 떨어질리는 없지 않은가? 하는 마음으로 위안을 삼으면 계속 앞으로 전진했다.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며 모롱이를 돌아가니 아래쪽으로 내장산 제4 주차장이 눈아래 펼쳐진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 분명 이정표를 보고 산행을 했건만 올라가는 것인지 아니면 내려가는 코스로 가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얼마나 가다 50대쯤 되어 보이는 산행인이 두 사람 있어 이곳으로 가면 어데가 나오냐고 물으니 주차장으로 간다고 한다. 나는 어이가 없어 오늘 산행은 이것으로 마처야 되는 모양이다.
인터넷 검색과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분명 이 길은 내가 처음 찾던 5 주차장에서 오르는 등산로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조금 더 내려오니 세갈네 길이 나타났다. 알고 보니 이 세갈레 길이 5 주차장에서 오르다가 서래봉과 불출봉으로 갈라지는 길이다. 다시 용기를 얻어 불출봉 쪽으로 방향을 잡고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다. 점심이라야 누렁지 조금과 과일 몇 개 및 소주 1홉을 준비했는데 산세를 보니 소주를 입에 대서는 안 될 것 같아 포기하고 잠깐 숨을 돌리며 속을 채웠다. 다시 힘을 내어 불출봉을 향하는데 앞에서 낯이 익은 등산객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26년 전에 같은 학교에서 근무했던 수학 선생이었다. 이 험한 산길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람을 만나니 감회가 새로운데 그도 정년퇴직을 한지가 2년이나 지났단다. 허긴 내가 퇴직한 지가 10년이 다 되었으니 자기 나이 먹는 것만 알았지 다른 사람 나이 먹는 것을 모르는 것이 사람이란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는 모양이다.
불출봉을 향하는데 산행 코스가 꼭 설악산 공룡능선과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운장산 자락에 있는 구봉산(일명 쓰레봉) 9 능선을 걸을 때도 혼자 정신이 없었는데 오늘 똑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제는 나이도 먹어 다리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니 이런 험한 산은 졸업을 할 때가 된 모양이다. 지난여름 혼자 속리산 문장대에서 천왕봉 코스를 산행할 때는 그래도 코스가 험하지 않고 능선 타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곳의 바위 능선은 나의 힘을 부치게 했다. 그렀다고 뒤로 돌아가려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불출봉에 올라 인증-샷을 한 장 남긴다.
불출봉에서 인증숏과 내려다본 전경 및 망해봉



기를 쓰고 망해봉에 올라 서해 바다가 보일런가 기대해 보았지만 하늘이 그런 행운을 나에게 주지 않는다. 역시 인증-샷은 하나 남겨야지.
망해봉 정산에서


망해봉을 지나니 등산객들도 가뭄에 콩 나듯 띄엄띄엄 만나며 산길이 한적하다. 오늘은 유독 피곤이 일찍 찾아왔다. 아마 어제저녁 잠자리가 불편하여 거의 잠을 자지 못한 것이 문제가 된 모양이다. 이렇게 험한 길인 줄 알았으면 새벽 운동이나 하지 말 것을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도나 때늦은 생각일 뿐이다. 늙은이가 한 번 혼나 봐야 겂없는 짓을 안 하지.
허둥지둥하며 연지봉을 거쳐 까치봉에 이르니 시간이 오루 4:30이 지나고 있다. 앞에 있는 신성봉이 오늘 마지막 코스인데 1.2km가 남아 있다. 풀린 다리로 신선봉을 오른다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포기하고 까치봉에서 해산을 서둘렀다. 가파른 경사면을 내려와 계곡에 도착하자 마음에 여유가 생겨 냇가에 않자 소주 한잔 마시고 식구에게 안부 전화 한 통화하고 열심히 내려왔다.

내장사와 서래봉

내장사 안에 있는 이 단풍이 물들어야 제격인데

하산 길의 전경 몇 컷




내가 산행 중 가족들의 사진 몇 장







저수지 주변에 있는 산림원 풍경


조각공원 풍경

저수지의 멋진 풍경

아들 모습

캠핑장을 뜨기 전 전 가족 기념사진

늙어가는 친정 식구들을 위한 두 딸들의 배려로 젊은 친구들의 사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아름다운 추억의 여행이었다. 저녁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둘러않자 군고마를 먹으며 이야기하든 모습은 두고두고 이야깃거리가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아들이 그리 좋아할 줄은 미처 몰랐다.
두 사위는 장인 장모 모시니라 고생깨나 했다. 둘째의 친절한 시중과 셋째의 요리솜씨, 그리고 준비하니라 고생깨나 했을 것 같았다.
"고맙다 얘들아! 두고두고 이야깃거리가 될 추억을 만들어 주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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