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여름은 우리나라 기상 관측이례 가장 더운 날씨란다. 생각만 하도 지겹게 더운 여름인 것 같다. 내 머릿속에 1994년 여름 더위가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한데 금년은 비교가 되지 않는 것 같다. 1994년 여름은 내가 태안군에 있는 원이중학교에 근무할 때다. 여름 방학 중 보충수업을 하는데 날씨가 하두 더워 한 시간 수업을 맞히면 시원한 지하수로 사워를 하고 다음 시간 수업을 했던 기억이 생생히 남아있다. 교실은 그만두고 교무실에도 선풍기 한 대 없던 시절인데 젊어서 그랬는지 그럭저럭 버틸만했는데 금년은 에어컨을 틀어 놓고 있어도 더우니 알 수가 없다.
이런 무더위 속에도 늙은이 고집이란 새벽 4시만 되면 아침 운동을 2시간 반씩 꼬박꼬박 하며 건강관리를 해온 것이 어언 5년이 다되어 나름대로 건강엔 자신이 있다고 자만을 떨은 것이 병이 되었나 결국 허리에 보호대를 차는 신세가 되었다.
내 하루 일과는 아무리 날씨가 덥고 춥고간에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 운동을 나가고 3월부터 11월까지는 아침 후에 농장에 나가 별의별 것 다 농사를 짓는다고 헤매는 것이 나의 유일한 낙인데 날씨가 덥다고 폭기 할 이 가 없다. 다만 짓누르는 더위를 피하여 농장에서 일하는 시간을 절대로 3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으로 정하였지만 37-8도 오르내리는 수은주는 결국 내 체력을 조금씩 갉아먹은 모양이다. 거기다 겂도없이 인생 남은 것이 아깝다고 할 짖은 다 했으니 체력이 고갈 날 수뿐이 더 있겠는가?
이렇게 지독한 여름에 나다닌 것을 정리해 보니 쓰러 질만도 했다.
지난 7월 29일은 겂없이 지리산 천왕봉 등산을 한 것이다. 아무리 더워도 지리산 속 해발 1,000m만 올라가 숲 속에 들어가면 더위가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지난날의 추억도 떠올라 마나님과 딸 셋과 중학교 3학년에 다니는 외손녀까지 데리고 출발한 것이다. 새벽 3시에 손수 우전을 하고 지리산 중산리에서 시작하여 법계사를 거처 천왕봉으로 해서 장터목을 거처 다시 중산리로 내려와 차를 몰고 천안까지 왔으니 지가 건강에 자신 있다고 까불어도 속에서는 늙은이의 힘이 조금씩 바닥을 드러낸 모양이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즐거워하는 40대 딸들 모습
다음은 같이 거주하고 있는 세 식구가 두달 전부터 계획한 여름휴가를 떠났다. 우연이 공무원 연금지에서 본 여수 금오도 트레킹코스가 아름답다 하여 8월 5일부터 7일까지 2박 3일간 트레킹을 떠난 것이다. 평소 활동이 거의 없는 이십 대 후반 장애인 아들과 마나님을 데리고 38~9도 푹푹 찌는 더위속에 해변가로 가면 혹시 더위를 조금이라도 피할 수 있나 해서 남해 섬 속을 택했는데 바다로 둘러싸인 섬인데도 내륙과 조금도 차이가 없이 더웠다. 첫날은 여수 엑스포 아쿠아에 들어갔으나 더위를 피해서 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둘째 날은 금오도를 찾아갔으나 더위는 한층 더 기승을 부렸으며 트레킹 코스가 5개로 나눠 젖는데 가장 아름답다는 3코스 한 곳만 걷었다. 처음에는 주변 경관의 아름다움에 폭 빠져 재미있게 걸었다. 그러다 몸의 균형이 보통 사람과 다른 아들이 해변의 바위와 돌길을 오르고 내리다 보니 힘이 들었나 고작 350m 정도인 봉우리를 채 오르기 전부터 힘이 든다고 주저앉기 시작한다. 자기 의사를 마음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들의 안쓰러움이 가슴을 아프게 하나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늙은이가 없고 갈 수도 없고 죽으나 사나 제 발로 걸어갈 수뿐이 없는 험한 해변가 길이다. 그를 한 손으로 부축하며 해변 산길을 걷는데 3.2km가 이리도 먼 줄을 예전에는 몰랐다. 옆구리가 뒤틀리나 참으며 트레킹을 끝내고 나니 더 이상 관광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져 조금 쉬었다 배를 타고 일찍 돌산으로 나왔다.
사람이 여우인지 트레킹 할 때 그리 힘이 들었는데 조금 쉬고 나니 너무다 일찍 트레킹이 끝나 내일 관광하기로 한 향일암을 오늘 탐방하고 내일은 일찍 집으로 가자고 결정 했다. 금오도에서 나오면 얼마 가지 않아 향일암이 있기에 내일 다시 올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엇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는 항일암을 오르는데 거리는 짧지만 경사가 가파러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아들이 잘 오르까 걱정 했는데 생각보다 잘 올라간다. 역시 젊은이란 것이 있어서 그러가 보다 하는 생각을 하며 항일암을 오르고 보니 과히 일품이었다. 전에는 먼 발치에서만 저게 향일암이다라고 두 번씩이나 처다보고 갔는데 잘 올라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났다. 성질 같아서는 항일암이 있는 산 봉우리까지 가고 싶었으나 아들 때문에 참기로 하고 다음을 기약하고 내려왔다. 남해에 있는 금산사의 아름다움을 능가하는 바위 절벽 속의 암자였다.
삼일차 관광은 아침을 먹고 그냥 집으로 가려니 마나님이 미련이 남나 잠깐 오동도를 들였다 가잔다. 여수 오동도는 우리 부부가 툭하면 오는 곳으로 2년 전에도 아들과 같이 1박 2일로 내려와 여수 관광지를 탐방하고 갔는데 오동도가 미련이 남나 보다.



금오도 트레킹 3코스 풍경



향일암 대웅전과 주변 모습



오동도 동백 숲길과 산대나무 숲
두 번이나 즐거운 여행을 했으면 그만 욕심을 부려야 하는데 늙은이가 지리산 천왕봉을 다녀온 딸들이 저희 식구들과도 여름 산행을 하잔다고 또 앞장을 섰다. 둘째와 셋째 딸 애들은 이제 초등학교 2학년과 유치원 생인데 극기 훈련 겸 나들이를 하잔다. 나는 고민 끝에 덥지도 않고 산행할 곳이 어데가 있는가 물색하다 무주 구천동을 생각했다. 사실은 가을 단풍이 들었을 때 아이들과 자연 풍경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려 했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 아이들과 같이 무더운 여름 산길을 가려면 무주 구천동 계곡이 제격인 것 같아 아이들에게 제안을 했다. 능력이 있으면 덕유산 향적봉을 오르고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은 백련사까지만 산행을 하기로 제안하자 모두 좋다고 찬성한다. 백련사까지만 해도 편도 6km로 왕복이면 12km인데 모두 좋다고 찬성한다.
8월 15일 네 집 식구가 자동차 세대로 트레킹을 떠 났다. 역시 생각대로 그 무더운 더위도 덕유산의 깊은 계곡은 더운 줄 모르고 즐거운 마음으로 백련사까지 산행을 한 것이다. 7살짜리 손자 녀석이 조금 짱을 댔지만 곧잘 걸어고 역시 아들이 힘들어했으나 내가 달래가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백련 사을 조금 지난 계곡까지 트래킹을 했다. 트레킹을 맞히고 전 녘을 먹는데 사위와 딸들이 트레킹이 재미있었는지 가을 단풍이 들면 야영장에서 야영을 하면서 산행을 하자고 주장한다.



구천동 트레킹 모습
17일 동안에 틈틈이 농장에 나가 일을 하면서 세 번이나 여행을 했으니 무더운 더위와 열대야에 몸도 쾌나 지처 있는데 처 조카딸 결혼식이 8월 25일 인천에서 있으니 주례 좀 봐 달란다. 모처럼 처남의 부탁이니 거절할 수도 없어 승낙하고 차를 몰고 마나님과 처제를 태우고 촌놈이 인천 예식장을 찾아가는 데 휴일의 오후 시간이라 그런지 자동차가 말이 않이다. 낯선 길이라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운전하고 가는데 가는 날이 장날 이라고 지금까지 말썽을 부리지 않던 자동차 네비가 작꾸 꺼져 신경을 곤두서게 만든다. 처제가 핸드폰 네비로 안내 해 주는데 옆에서 해 주면 덜 피곤할 텐데 고집 불퉁이 아들이 조수석에서 딱 버티고 있으니 뒷좌석에서 말해 주는대로 운전하니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거기다 예식장을 가보니 인천 아시아드웨딩컨벤션인데 무대가 조금 낫설은 무대이면서 사회와의 조율이 시원찮아 상당히 신경이 쓰이는 주례가 되었다.
한 달이 넘게 퍼붓던 폭염도 태풍이 지나가고 나니 세월에 별 수 없는지 살 그만이 살아지는 가을이 온 것이다. 이제는 가을 채소를 심어야 하는 철을 맞이하여 무 씨를 뿌리고 배추 모종을 한 다음 쪽파 파종이 늦어 거름을 내고 삽으로 땅을 일구는데 허리가 뜨끔하여 포기하고 집으로 왔는데 잠을 자구 나면 좋아질 줄 알았던 허리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걷기가 불편한 것이 어덴가 탈이나도 단단히 난 모양이다. 거기다 더위를 식히려는 듯 그리 오지 않던 비가 며칠을 내려 몸을 추스르고 있는데 모처럼 날이 들어 농장에 나가니 수수와 아로니아 수확이 늦어지고 있었다.
9월 2일 아로니아는 완전하게 잘 익어 적기에 수확을 한 것 같은데 수수는 서 있어서 비를 맞아도 괜찮은 줄 알았다. 그런데 아픈 몸으로 수확을 해 보니 서 있는 채로 수확 시기가 늦어 열매가 새 까먹게 변했으며 어느 것은 서있는 체로 싹이 나고 있었다. 얼마나 정성 들여 가꾼 작물인가? 제대로 할 줄도 모르면서 포토에 씨앗을 올려 키운 작물인데 내 몸이 아프다고 썩힐 수는 없었다. 이삭을 베고 역어 걸어놓고 보니 몸에 무리가 가도 상당히 간 모양이다.
한 이틀 쉬고 보니 성질이 낫다. 허리 수술을 받고 4년 반이란 세월 동안 허리를 위하여 얼마나 열심히 운동을 했는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아무리 더우나 추운 날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루에 만에서 이만보를 넘게 걸었으며 해외여행 중에도 멈추지 않고 남보다 두세 시간 먼저 일어나 낯선 거리를 헤매며 달련시킨 몸인데 다시 병이 재발했나 생각하니 성질이 난다. 그동안 내 몸을 실험하기 위하여 지리산은 물론 네팔의 히말리아도 다녀왔는데 이상 없던 몸이 왜 그리 되었을까 의심이 간다.
성질이 난 나는 9월 3일 하루를 꼬박 침대에 누워 있다가 조금 허리가 펴지는 것 같아 4일 날 광덕산으로 트레킹을 떠났다. 평소 가고 싶었던 광덕산 임도가 그늘로 되어 있으며 경사도 그리 없어 시간을 허공에 맡기고 걷는다면 늙은이가 세월을 잡는 데는 덧없이 좋을 것 같았다. 단단히 마음을 먹고 시작했다. 이 코스는 이쪽에서 저쪽 끝까지가 자그마치 편도 30km가 넘는 코스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길어 봤자 15km 남짓할 줄 알았는데 30km가 넘는 것이다. 가까운 곳에 이리 좋은 트레킹 코스가 이는데 이것을 모르고 툭하면 먼 지리산 골짝만 찾아다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아픈 허리를 생각하여 몸에 힘을 빼고 세월아 네월아 걷고 또 걸었다. 하시간 두 시간 세 시간을 걸어도 내가 생각하고 있던 장소가 나타나지 않았다. 장장 세시간을 걷다 오늘은 이 정도에서 맞히고 다음에 도전하자고 돌아오면서 생각하니 뻑적지근하더 허리가 어떻게 되었는지 아프다는 생각이 싹 달아났다. 핸드폰에 찍힌 만보기와 헬스-온에 걸음 숫자가 37,000보가 넘게 찍혀 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 사워를 한 다음 저녁을 먹고 쉬는데 네가 네 고집대로 놀았으니 너도 한 번 혼나봐라는 식으로 허리에 통증이 오나 했더니 지금까지 한 번도 이상이 없던 왼쪽 장딴지가 당기면서 꼼작도 못하게 만든다. 부랴부랴 허리에 냉찜질을 하면서 밤새 끙끙대었다.
9월 5일 새벽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할 줄 모르던 새벽 운동을 포기하고 누워서 생각해 보니 늙은이 아집이 얼마나 무서운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간다. 죽음이 두렵지 않아서 그리 무모한 것인가? 스스로 죽을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 늙은이의 아집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몸을 추스르고 이 번 여름을 정리해 보니 아플 만도 하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필요 없는 고집, 무엇이 미련이 그리 남아 몸을 학대하는지 알 수가 없다.



광덕산 임도 일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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