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글귀는
‘사람은 눈이 있으되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고 마음으로 보는 것이며
귀가 있으되 귀로 듣는 것이 아니고 마음으로 듣는다’. 라는 글귀였단다.
그 글귀를 읽으면서 생각해 보니 우리 눈앞에 사물이 있다고 해서 그 사물을 다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내 눈에 들어오게 되고,
또 옆에서 무수한 소리가 나도 내가 듣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그 소리를 듣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단다.
예를 들어 보면
‘여러분들의 책상에 여러 가지 물건이 놓여 있을 때 그것을 바라본다고 책상에 있는 물건을 다 알아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이것이 있었구나, 하고 생각할 때 비로소 그 사물을 알 수 있다는 뜻이며.
듣는 것도 마찬가지로
한 예로
내가 거실에서 재미있는 영화를 텔레비전에서 열심히 보고 있는데 바로 옆에 있는 주방에서 어머니가
애 나 이것 좀 도와줘. 할 때 어머니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 텔레비전에 빼앗겨 있기 때문이란다.
이 말을 조금 더 설명해 보면 우리 인간은 어떤 일을 하고, 못 하고는 그 사람이 마음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서 달리 나타난다는 것이란다.
다시 말해 학생이 공부하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얼마든지 공부를 잘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라고 하셨다.
여기서 말하는 마음이란 바로 자기의 정신을 말하는 것이며 무엇을 이루겠다는 정신만 강하면 우리 인간은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금 여러분들이 믿는 종교는 진정한 종교라고 할 수 없으며 살아가면서 어떤 어려움을 만나게 되었을 때 나타나는 신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진정한 종교라고 하셨다.
다시 말하면 우리 인간이 평상시 알고 있는 것은 하나의 상식인 것이며 이런 상식들이 모여서 지식이 되고 지식이 모여서 체계화된 것을 학문이라 하는데 그 학문이 과학을 나타내는 것이라 하였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학문이란 것이 과학을 의미하는 것이며 흔히 사회과학 자연과학 인문과학 등 다양하게 분리되고 있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과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나타난 것이 철학이며 철학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것을 해결하는 것이 종교라고 하는 믿음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그래서 종교라고 하는 것은 우리 인간으로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없는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그것은 오로지 인간의 믿음에서만 나타나는 것이라 하였다.
그러다 보니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강한 사람은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것이며 부처님에 대한 믿음이 강한 사람은 부처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강한 믿음은 결국 인간의 마음 즉 정신에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선생님은 자기의 마음인 정신을 믿는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좀 더 깊게 생각해 보면 인간은 누구나 정신이란 것을 가지고 있어 누구나 신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학생들 모두 신적 존재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믿고 무엇이든 열심히 하면 못할 것이 없다는 뜻이라고 강조하셨다.
나는 이 선생님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키도 헌칠하게 생겼으며 늘 깨끗한 양복 차림에 수업 시간마다 바꾸어 매고 들어오는 넥타이가 신선미를 주었으며 늘 얼굴에는 온화하면서도 인자한 웃음이 서려 있었다.
그보다도 이 선생님은 학생을 편애하지 않았다.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를 따지지 않았으며 누구나 똑같이 인자하게 대해 주었으나 잘못을 저지르는 학생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 엄격함도 지니고 계셨다.
그러다 보니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좋아하는 선생님이라 종종 학생들 사이에서 선생님들 모르게 비밀로 실시하는 선생님들의 인기투표에서 늘 1등을 차지하는 선생님이기도 했다.
갑자기 선생님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자 선생님 말씀대로 이런 위험에 처했을 때 믿음이 진실한 믿음인 모양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이 위험을 벗어나게 해 달라고 하나님을 믿어 보자고 생각하면서 언니와 선미에게 같이 기도하기를 제안했다.
“언니 우리 하나님께 구해달라고 기도할까?”하고 제안하자
언니도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우는 목소리로
“그래, 우리 기도하자. 그런데 손이 묶여있는데 어떻게 기도하지.”
“손을 빼면 안 되니까? 손은 그대로 놔두고 눈을 감고 입으로만 하면 되는 거야.
내가 큰소리로 기도할 테니 언니도 따라서 해”하자
“그래 내가 따라 할게, 얼른 해봐.” 한다.
“선미도 이모처럼 따라서 해.”
“응, 따라서 할게.” 하며 우는 목소리로 대답하는데 어미의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눈앞에서 어린 딸이 죽음을 무릅쓰고 버티고 서 있는데 어미로서 그에게 해 줄 방법이 하나도 없으니 가슴만 미어질 뿐이다.
전생에 무슨 죄를 그리 많이 지었길래 어려서부터 격은 시련도 수없이 많은 것 같은데 아직도 이런 큰 벌을 주는지 알 수가 없다.
나는 눈을 지그시 감고 낮은 소리로 천천히 해보지도 않은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내가 아는 기도는 어렸을 때 어머니를 따라 교회에 다니면서 들었던 것뿐으로 기도를 어떻게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며 내 마음대로 생각나는 대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언니와 선미도 나의 기도 소리를 따라 두 눈을 감고 조용한 목소리로 따라 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오늘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어렵고 힘든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이렇게 어려운 고통이 우리를 더는 억누르지 못하게 하시고 이 어려운 고통 속에서 속히 벗어날 수 있게 우리에게 강한 힘을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