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붉은 주마등 24

日陵 2025. 11. 12. 06:57

 

 

지금까지 우리 곁에서 우리를 지켜주시고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신 하나님 아버지 은혜에 감사드리옵니다.

 

하나님 아버지 지금 우리 가족이 처한 위험 속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날 수 있게 용기와 힘을 주시옵소서

 

오늘 우리 가족이 처한 이 고통에서 저희를 구해주시면 앞으로 우리 가족은 죽는 그날까지 하나님 아버지를 열심히 믿을 것을 약속드리옵니다.” 하자

언니는

은실아, 그럼 우리 내일부터 교회에 나가는 거야.” 한다.

, 언니 교회 가고 싶어.”

, 교회 나가고 싶어, 직업재활센터에 다니는 내 친구는 일요일마다 교회에 다닌다는데.” 그러면서

선미야 너도 이모와 같이 교회에 가자.” 한다.

 

언니는 아직도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 해 있는지 잘 분간이 안 되는 모양이다. 죽을지 살지 모르는 순간에도 마음 태평하게 교회 타령이나 하고 있다.

나는 속으로 어이가 없었으나 그런 천진난만한 언니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윤리 선생님 말씀대로 지금 처해 있는 나의 상황이 진정한 신에 대한 믿음이 필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갔다.

이런 위험에 처했을 때 드리는 기도가 진정한 기도고, 내가 지금 원하는 것이 진정한 신앙심이고 믿음이 아니겠는가?

 

이런 생각을 하자 나는 더욱 애절하게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아버지!

아버지의 위대한 힘으로 11초라도 빨리 119 구조 대원이 출동하여 위험에 처한 우리 가족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하나님 아버지

아버님께 간절히 기도드리오니 저희의 간절한 기도 소리를 들으시고 아버지의 거룩한 힘으로 우리를 이 물속에서 탈출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하면서 나도 모르게 울음 섞인 목소리로 기도하고 있었다.

그러자 옆에서 따라서 하던 딸이 엉엉 울고 있었으며 언니도 우는 목소리로 기도하는지 울고 있는지 알아들을 수 없는 목소리로 웅얼거리고 있다.

 

얼마 동안 기도했는지 모른다.

입이 마르도록 한 이야기를 또 하고 또 했으니 무엇이라고 기도드렸는지도 모른다.

그저 시간을 보내기 위하여 정신없이 떠들어 댔는지도 모른다.

언니와 선미에게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 주기 위하여 떠들어 댄 것인지 아니면 내 마음속의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정말로 나타나서 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열심히 기도하고 또 했다.

 

언니와 선미도 처음에 기도할 때는 제법 큰소리로 따라서하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목소리가 작아져 갔다.

그러더니 선미가 소리가 없어 혹시 잘못되었나 정신이 반짝 들어 자세히 살펴보니 그는 문짝에 매달린 채 고개를 숙이고 자고 있었다.

 

그를 깨우려고 하던 순간 나는

아니지 자게 내버려 둬야지.

어린 것이 얼마나 피곤하면 이런 상황에서 잠이 올까?’ 하는 생각이 떠오르자 잠을 자도록 그대로 놔두는 것이 그를 도와주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마 내 기도 소리가 자장가 역할을 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가, 갑자기 하나님이 우리의 간절한 기도 소리에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시기 위해서 영혼이 깨끗한 어린 선미에게 고통을 덜 주려고 잠을 자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선미가 자는 것을 보고 더 용기가 나서 선미가 깨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기도했다.

마음속으로는 언니도 선미와 같이 잠이 들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기도했다.

 

하나님 아버지 아버지의 거룩함을 믿사옵니다.

아버지의 거룩한 힘으로 오늘 우리가 처한 이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 주시옵소서

아버지의 위대한 힘으로 119 구조대 요원들이 11초라도 빨리 출동하여 우리 가족을 이 위험한 곳에서 벗어나게 해 주십시오.

하나님 아버지 지금 밖에 계속 퍼 붙고 있는 비를 이제는 그만 멈추게 해 주십시오.

하나님 저의 불쌍한 언니와 아직 어린 우리 선미를 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주십시오.

기도드리옵니다.

하나님 아버지 기도드리옵니다.

하나님 아버지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니다.” 얼마를 기도했는지 모른다.

어떻게 기도했는지도 모른다. 한 이야기를 하고 또 하면서 반복해서 같은 말을 기도했다.

 

이렇게 기도드리고 있는 나는 나도 모르게 내 눈에서 눈물이 흘러 얼굴을 적시고 있었다.

 

이렇게 울면서 열심히 기도하다 언니 모습을 바라보니 언니도 상부 장 문짝에 매달린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선미가 자는 것을 보고 자기도 잠들었나 생각하며 그대로 놔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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