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붉은 주마등 27

日陵 2025. 11. 18. 16:23

목련꽃 봉우리

 

분명히 이웃 사람인지 모르는 남자 두 사람이 우리를 구해주려고 창밖에 왔다 간 후 얼마 안 있다 내가 살펴본 밖을 물은 우리 창문에 거의 차올라 20cm만 남겨 논 상태까지 차 있었는데 지금은 우리 집에 들어온 물보다 상당히 낮아져 창문의 30cm 정도까지 내려가 있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서 있는 집안도 이제는 물이 밖으로 나가는지 내 턱밑까지 차 있던 물이 목 아래로 내려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나는 밖에 비가 그치고 도로에 물이 빠지기 시작하자 구조대가 신속하게 출동한 모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손전등을 창문에 대고 안쪽을 살피던 사람은 우리를 발견한 모양이다.

세 사람이 주방에 매달려 있어.” 하자

어디, 나와 봐. 나도 보게.” 하는 소리가 들리며 손전등을 좌우로 비춰보았다.

그 손전등 불빛이 내 얼굴을 비치고 지나가며 언니 얼굴에 비치자 언니는

살려 주세요. 팔이 아파 죽겠어요.” 하고 소리 질렀다.

그러자 선미도 우는 소리로

아저씨 살려주세요. 팔 아파 죽겠어요.” 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밖에서 또

걱정하지 마세요. 곧 구해 들일게요.”.”

조금만 더 참으세요.”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면서 창문과 방범창을 살피는 아저씨들 얼굴이 슬쩍슬쩍 보이기도 했다.

이렇게 창문을 살피던 아저씨들은

이 창문으로는 못 들어가겠어.

방범창이 너무 튼튼하게 쇠로 되어 있고 이것을 부숴도 창문으로 물이 들어가 집안의 물을 퍼낼 수가 없을 것 같아

이곳보다 현관에 차 있는 물을 퍼내기가 쉬울 것 같은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 소리란 신기하다.

집안이 물로 가득 차 밖에 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 같은데 물이 차지 않은 좁은 공간의 틈으로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도 그 좁은 창틀 공간으로 공기가 들랑거려서 살아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소리가 들린 후 이들은 우리를 구할 상의를 하는지 한동안 아무런 소리가 없었다.

그러자 언니가

은실아, 왜 빨리 우리를 안 구해주지.” 하며 구조대가 오면 금방 나갈 줄 알았나 보다.

언니 조금만 더 참아, 구조대 아저씨들도 우리 집으로 물이 들어오지 않게 현관을 막고 물을 퍼내야 하니까?” 하자

나 팔 아파 죽겠는데.” 한다.

그러자 선미도

엄마 나도 팔이 빠질 것 같아.”하며 우는소리를 한다.

 

어른인 내 팔이 이렇게 아픈데 어린 선미는 얼마나 더 아플까? 생각하니 안쓰러웠다.

그렇다고 지금 이런 상황에서 내가 언니나 선미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리 힘이 들고 아파도 구조대가 물을 퍼내고 들어올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만 했다.

 

밖에서는 안에다 대고

지금 현관의 물을 퍼내려고 준비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하고 소리 지른다. 그러자 언니가 우는 소리로

나 팔 아파 죽겠어요.” 소리쳤다.

알았어요.

곧 구해 드릴게요.”

 

구조대가 나타나면 금방 나갈 줄 알았는데 그리 쉽지 않은 모양이다.

밖에 사람들이 손전등을 들고 물속을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보인 지가 쾌 시간이 흐른 것 같은데 --.

이런 생각을 하면서 왜 쉽게 구할 수 없을까? 생각해 보니 우리 집 현관이 지하에 있으니까 밖에 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물을 퍼내려면 먼저 밖의 물보다 더 높게 입구를 막아야 할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입구로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막을 것을 준비하느라 늦어지는 모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들자 언니와 선미가 조금이라도 고통을 받지 않게 해 줄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 다 같이 눈을 감고 기도하는 것이 제일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 우리 빨리 구해 달라고 아까 같이 하나님께 기도할까? 하자.”

그래, 우리 기도하자

선미도 엄마를 따라서 하는 거야.”

, 알았어, 따라서할 깨.” 해서 나는 또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다.

 

나는 어떻게 기도할까? 망설이다 이렇게 구조대가 나타난 것도 아까 우리가 하나님께 열심히 기도해서 하나님이 보내 주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뜩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래서

하나님 아버지 우리를 구해주시기 위하여 119 구조대 아저씨들을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119 구조대 아저씨들이 우리를 한시 빨리 구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 아버지 오늘 우리 가족은 이 위험에서 벗어나면 앞으로는 교회에 열심히 나가고 일요일에도 꼭 교회에 나가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드리겠습니다.” 하고 교회에 나가겠다고 마음속에 다짐하며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언니와 선미도 눈을 감은 채 열심히 따라서 했다.

 

이렇게 열심히 기도드리고 있는데 밖에서 양수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물을 퍼내는 모양이다.

나는 곧 구조되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언니 저기 소리 들리지,

물을 양수기로 퍼내는 소리.”하고 소리쳤다.

양수기 소리는 앞쪽 현관 쪽과 방 뒤에서도 들려왔다.

뒤쪽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간 물도 퍼내는 모양이다.

 

내 마음에 구원의 손길이 닿아서 그런 것인지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물을 얼마나 퍼냈나 모르지만, 집안에 들어온 물이 우리 목까지 찾았는데 이제는 물이 문틈으로 해서 밖으로 나가는지 조금 줄어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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